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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편지 : 미친 서른하나의 또 다른 모습?

진짜로 살고 싶었다? 오롯히 내 삶을! 그래서 준비하려 했었다.

드디어 2006년을 마무리 하게되는군!

그 해의 이야기들이 길어지면서 생각이 좀 많아졌다. 그건 2006년을 돌아 보면서 지금의 상황과 많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기도하기 때문일거다! 발목을 다쳤던 우연찮은 사고로 인해서 아무런 계획도? 의도도 없이 진행되었던 그 1년, 사실 시작은 무엇을 해보겠다?는 마음도 그리고 의욕도 없었으니 당연히 잘하겠다는 마음은 가질수도 없었지만, 이렇게 다시 그 시간들을 추억해 보니까 덕분에 나는 몸과 마음이 분명 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틀에서 조금은 벗어나 조금씩 이상하게? 아니 재미있게 풀렸던거구나? 싶어서 지금 이 시간을 그시절에 투영하면서 '그래, 2013년도 역시 내게는 무엇인가를 알려주었던 해였다! 그래, 그랬었다!"라고 기억하고싶은 마음에 바램이 커진다. 그래 뭔가가 있을거야!

원정 뒤, 배낭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일을 할까?'했지만, '그동안 몇 년간을 시험 보지 않았던 임용을 마지막으로 공부해 보자!' 싶어서 독서실에 있었다. 하지만 열심히? 그런데도 시험장에서는 나름 열심히 끄적이고 밝게 웃었건만 결과를 대충은 예상 할 수 있었기에 약간은 찝찝하고 복잡해서? 그런다고 또 별로 남지 않은 것같은 자유의 시간을 그냥 허비할수 만은 없어서? 내려가는 버스안에서 한 녀석을 꼬셨다. 지금은 멋진 선생님이 되었지만 그때는 "내 눈을 바라봐~ 너 떨고 있냐? 그럼, 그냥  그와 같이 떠나 보렴~"이라고 말하면서 장난처럼 허무한 만큼을 꼬셨다. "어디를 형?" "너 혹시 스키장에 가서 일 해보지 않을래?" "스키? 내가  무슨 스키! 나는 한번도 안가봤어!" "으이구~ 이런 촌놈! 하하! 그런데~ 사실은 나도 한번도 안가봤어~"

그런데도 나는 왜 가려고 했을까? 사실 운동을 좋아해서 많이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한번도 안해봤고 접근도 쉽지 않은 운동이라면? '못하면 안하면 그만이고! 또 그냥 그곳은 안보고 살면 되는데?' 분명 그렇게 나는 평생을 스키 탈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그런 내가 스키장 알바를 말하면서 후배를 꼬신것은 그 해 가을에 읽었던 책, "돌아오지 않는 봄!" 때문 이었다.


가난한 학생이었던 우에무라 나오미가 알프스를 꿈꾸면서 끝내 그곳을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밋밋한 가슴 속에서도 뭔가가 쬐끔은 꿈틀거리는 것이 있었다. 막노동으로 겨우 편도의 배 삯만을 가지고 샤모니로 들어가서 몽블랑에 올랐지만 기쁨도 잠시! 내려와서도 돌아올 방법도 먹고살 방법도 없어사 주린 배를 채우려고 살 방법을 찾다가 결국에는 리조트 구인광고에 응해서 스키 국가대표였던 지배인에게 스키를 잘탄다고 뻥을치고 엉터리로 춤을추었던 젊은 나오미의 모습이 남았던거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대책 없는 젊은 날의 모습은 열정을 바탕으로 훗날에 그를 국민적인 등반가로 그리고 최고의 탐험가로 기억하게 했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책으로마 본 나는 그것을 기억하면서 쉽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세계여행을 꿈꿨었다. 그래서 그걸 하기 위해서는 꼭 배워야 할것이 내게는 두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스쿠버 다이빙과 스키! 왜냐하면 나는 그곳이 어디건간에 그곳에서 일을 하면서 여행을 할거라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래, 나오미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꼬셨다! "야~석달 백일이면, 일년에 열번씩 미친듯이 갔다고 해도 십년을 한거랑 맞먹어! 그러니까? 겁먹지 말고, 상상을 해봐! 신나게 날러다닐 그날을~ " "정말? 믿어도 돼! 형?" "야! 내가 허튼 소리허디?"그렇게 둘을 꼬셨고, 또 그 둘이 또 둘을 그리고 또 한명이 찾아와 여섯이서 그 겨울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됐다. 휘팍에서의 06-07 시즌!


돈 보다는 스키를 배우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선배를 쫄랐고, 그 모습이 맹랑하다며 사장님은 가르쳐 줬고, 나는 미친듯이 배웠다. 그렇게 미쳐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는 사장님까지 짐을 싸들고 내려와서 같이 합숙을 하면서 뜨겁게 배웠다. 그래서 생각이 난다! 아팠던 어느날 숙소를 찾은 사장님은 누워있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얌마! 뒤지면 계속 누워서 잘 잠을 뭐한다고 벌써 자?"라면서 오기에 불을 질렀고, 그렇게 살았다.


2006년의 조금은 시렸던 그 겨울에서 강원도에서 분명 힘은 들었지만, 누구보다 일찍 나와서 마지막까지 불법 활동들을 감시하던 검은 옷의 보안팀! 그렇게 촌놈들이 사장님과 선배 덕분에 스키장에서 일도 해보았고, 말도 안되게 스키를 타보게 되었다. 시린 겨울을 몹시 신나게 살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 그 겨울을...

 p.s 당신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상상도 못했을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겨울을 휘팍에서 같이 했던 당신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죠? 빨리 언능 후딱! 나아서 아들놈들 데리고 오라고~ 전처럼 스키 태워준다고~ 저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약속도 하셨죠? 좋은 술을 사들고 제가 있는 충주호로 오겠다고~ 그리고 후배님들도 모두가 곧 보자고 약속했었네~

그래, 생각이 난다. 추웠지만 마음만은 뜨거웠던 그 겨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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