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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당연하다!"믿었기에, 잃고 나서는 방법을 몰라 찾을 수가 없었다.


긍정적?긍정적인? 젊던 날에는 분명 나도 역시 "갖고 있다!"믿었기에 "당연하다!" 생각을 했건만, 이렇게 잃어버리고 나서 찾으려고 해보니 방법을 몰라서 찾을 수가 없더라!


보라! 맞붙지 못한 저 부조화 스러움이 결국은 커다란 비틀어짐을 막기 위한 간극이었다는 것을

너는 절대로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붉게 고동치는 너의 젊음이여 기억하라! 지금 너의 이 덜컹거림은 그 간극을 지나는 짧은 순간의 찰라 일 뿐이라는 것을... 벚꽃 흐드러지는 봄날에 다시 한번 너를 다잡다.


십년만에 다시 읽게되니 오그라드는군! 아마 서른이 되던 해였을거야! 무심코 책상 위의  책들을 정리하다 밑에 깔린 사진들을 보면서 그 사을 찍었던 장과 끄적였던 글 귀 들이 생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그때 나는 철로 옆에 철퍼덕 주저 앉아 연신 셔터를 누르며 어떻게든 그 심란한 마을 털어 보려 머릿속의 엉켜버린 톱니 애써 돌려 쥐어짜던 모습이었다.  이 유치찬란한 낙서를 보면서 이제는 '그래, 넌 참 뭘 몰랐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때 분명 철로 위의 이음매에 렌즈를 가까이 대고 집중하는 하면서 말했다.


 '그래! 지금 이 덜컹거림만 넘긴다면, 다시 괜찮아 질거야!'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뒤에 또 써 놓았어야 했다? 싶어진다. "그런데 있잖냐! 지금 네가 가고자 하는 그 목적지 까지는 앞으로 이 덜컹거림 쯤은 몇번이나 더? 아니 얼마나 더 크고 깊은게 널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그런데도 넌 갈거냐?" 라고 말이다. 그렇게 서른이었던 나는 이제 곧 마흔이 된다.


그래, 십년이 지나버렸군! 보통 십년이 지나면, 아니 그렇게 십년 동안을 경험을 했으면 이제는 좀 무감해 거나? 아니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이러고 있는 "너는 뭐냐?"  아니면, "아.닌.가?" 아직도 여전히 익숙해 지지 않, 또 무감하지 않았던 것에 감사를 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도 러고 있는 나는 철이 못드는 것이냐? 아니면 안드는 거냐?


하지만 그래도 나의 바램은 여전히 '언제쯤이면 저 거친 바다 위에서 오롯히 내 두 다리로 짱짱하게 버티고 서 앞가림을 할 수 있을 것인가?'...그래, 그게 그렇게 쉽진 않겠, 그런다고 진짜로 끝까지 안되진 않을거야~그러니 힘내!


 p.s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 본다.


"그래, 진짜네가 이 덜컹거림이 불안하고 힘이 드는 것이라? 너는 그냥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면 돼!" "그리고 내려서 다른 길을 찾아 되는 거야! 겁내지 마!"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봐! 네가 지금  여서 내리지 않는 이유를? 그건 다 이유가 있었아냐!" "그러니까 조금은  비틀거려서 울렁이고, 조금은 메스꺼워 속이 아려도 그냥 웃으면서 한번 가보?"  "그래, 처음가는 길이 다 그렇지 뭐! 누군 뭐 알고 겠냐?"


래, 어느 길이건 다 그랬어! 쉬운 길 같 없었어! 그러니까 다시 비틀거려도 다시 이렇게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서 웃으며 걸어보는거야!


이글은 2013년 11월 쯤이었던 것 같다. 너무도 버겁고 힘이 들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몹시도 컸던 그날에 마음을 돌리려고 애를 썼던 글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만 같은데? 나만 모르고 있다는 생각에 끝까지 힘은 들었다.


사실 우울증에 관한 글을 찾아보면 이미 정답 같은 말들이 있었다.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라면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글을 보고있는 내 모습은 '긍정과 자존감을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이라... ' 분명 글을 읽을 수 있었고,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화가 났다.


 그건 그 어디에서도 어떻게 하면 긍정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사랑할수 있는지? 또 나처럼 자신을 긍정할수 없고, 사랑하지 못해서 우울증인 사람은?? 어떻게 하면 그것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모습으로 다리를 절고 있는 나를 보고도 아직도 사랑하지 못하고 있음을 탓하면서 그런 나를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 몹시도 힘이 들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수 없잖아? 그냥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냐 ?"


"어쩔수 없는?" "인정을 해야?" "그것은 욕심?" 이렇게 정답 같은 말들이 긍정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더욱더 초라하고 명확하게 보여줘서 괴로웠다.


'인정을 해버리면, 그냥 모든것이 다 끝나버릴 것만 같은데?' '지금 이런 모습이 당신에겐 욕심으로 보여서 안타까울 지라도! 내겐 살아야할 이유와 동력이 되는 모습들인 것인데?' '어쩔수 없다는 말! 그말은 내가 아프기 전에도 싫어했던 말이야! 그럼 어쩔수 없는데 마음은 왜 써야 하는데?' 이렇게 심사가 온통 비틀려버린 나는 그 말을 타인에게는 뱉지도 못하고, 질겅질겅 혼자서만 씹으면서 괴로워 했다.


'그저 상대적인 거야!당신에게는 약인 것이 내겐 독일 수도 있고! 당신에겐 독인 것이 내겐 약이 될수도 있어! 그러니까 제발!'


분명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힘들지 않아요? 사람이 참 긍정적이야!"란 말을 많이도 들었기에 스스로도 긍정적인 성향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튼튼한 몸을 바탕으로 채워 놓은 긍정인지라 몸이 이렇게 되고 나서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사연이 생겼다. 어머니의 생신으로 가족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애써 웃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동생이 안타까웠던 형이 "힘을 좀 내야지 어떻게 하겠냐?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을 더 추스려서 긍정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하는데, 나이차이가 많았기에 항상 "예!"만 하던 모습일 수가 없어서 물었다. "나는 멍청한가봐! 사람들은 이미 알고있는 것들을 나만 모르더라고! 그럼 형은 자신을 긍정하는 방법을 알고있데? 난 사실 모르겠어!" 그말에 형은 "지금의 상황을 인정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대처해야 하지 않겠냐?"라 말했고, 난 "알았어요! 그렇게 해볼게요!"라고만 답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같이 샤워를 하려는데? 좁지 않은 등판은 화상으로 온통 검붉고 흉하게 벗겨져 있고, 또 수축된 근육으로 허리의 굴곡이 펴져서 엉거주춤 하고 있는 어색한 나의 모습을 본 형은 놀라 울먹이면서 말했다. "몸이 계속 이랬던거야? 난 네가 낫은줄로만 알고... 미안하다! 겉모습만 보고 네가 이렇게 참아내고 있는지도 모르고...그냥 내 말만했구나!미안...하...다!"


이렇게 나역시도 우울증이 처음이었기에 티를 내지않고 숨기려고만 했지 방법은 몰랐고,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말이 내게는 깊은 상처가 되어 힘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몰랐기에 몹시 두렵고 힘이 들었던 그날에 정말로 극단적인 생각이 머리통을 채워갈 무렵 나를 살려낸 메모가 있었다.

 

'아직은 젊었기에 해놓은 것이 없으니 남겨줄 것도 없었고! 또 지금까지 무엇을 했던 것인지도 보여줄수가 없었으니 그런 내 모습이 그저 처량한 실패자의 모습 말고는  그려지지가 않았던 그날에 십년이 넘은 이 메모가 처음으로 나를 긍정하게 해주었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다.


이천년 시월 구일

오늘 내 사랑하는 후배 선미, 태윤과 소주를 했다. 드디어 태백산맥의 끝을 보게 되었다. 아쉬움! 그리움! 부끄러움! 답답함! 내나이 스물다섯... 무엇을 보았는가? 그리고 생각하는가? 이상과 현실 속에서 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였는가? 우습구나! 어리다는 말로 입막음하기엔 너무도 커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은걸 바라지는 않겠다. 다만 다음에 선생이 되어있을 너에게 네가 옳다고 믿는 길로 접어들 용기가 있기를 바랄뿐이다. 나는 웃음짓는다. 그러나 슬프기도 하다. 그건 끓는 피만큼 내 이성이 피끓지 못하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조바심을 내지는 않겠다. 난 네가! 이정상이란 사람이 결코 이글 앞에서 주저함이 없는 젊음일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날 믿어주는 그 모든것들을 위해... 최선이란 말이 부끄럽지 않길 바라며... 2000. 10. 9 정상  -


흘러내린 그 눈물이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고 이해할수있게 해주었고, 적어도 지금의 내 모습이 십몇년 전에 약속했던 모습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약속! 그래, 약속!


그 이후부터 나는 약속이란 그 말을 더욱 소중하게 간직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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