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이야기를 만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 영화 <원스>에 대한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 평이다. 이 한 줄 평 이상으로 영화 <원스>를 잘 표현한 멘트는 없는 듯하다. 오래전 후배와 술 한잔 기울이면 이 영화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더랬다. 그때 그 후배는 이 영화를 뮤지컬 영화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뮤지컬 영화는 아니었기에 필자는 오버하지 말라며 핀잔을 줬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원스>를 뮤지컬 영화라 칭하더라도 결코 과한 표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자체가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하는 장르다. 연극적 형태지만 대사는 노래로 전달된다. 그리고 음악이 이야기를 만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란 평에 동의를 한다면 충분히 <원스>를 뮤지컬 영화라고 부를 만하다. 그만큼 이 영화는 노래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가는 영화다. 그렇기에 영화의 소개도 노래 중심으로, 즉 이 영화에 나온 노래들을 가능하면 그대로 실어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음원을 직접 올리면 좋았겠지만 저작권 문제로 인해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만큼 이 영화의 OST는 모두 주옥같이 좋은 노래들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어느 거리, 한 남자(글렌 한사드 분)가 낡은 기타 하나를 튕기며 밴 모리슨(Van Morrison)의 "And The Healing Has Begun"을 열창하고 있다. 길 모퉁이에서 쭈뼛대며 다가오는 또 다른 남자, 노래가 좋다며 동전 하나를 바닥에 있는 기타 케이스에 던지고는 운동화 끈을 묶는 척하더니 케이스를 냅다 들고 튄다.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남자는 끈질기게 그를 따라가서는 기어이 붙잡고 만다. 녀석과의 이런 인연이 한두 번이 아닌 듯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은 이 녀석을 좋은 말로 달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유로만 달라는 녀석의 요청에 케이스에 담긴 몇 푼 안 되는 돈을 선뜻 쥐어주는 마음 여린 이 남자. 영화는 이렇게 코믹한 장면으로 시작하지만 남자는 평소에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전자기기 수리점에서 진공청소기를 수리하고 틈나는 대로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전형적으로 가난한 음악인이다. 사람들이 알 만한 유명한 노래를 불러야 몇 푼이라도 던져 주기에 낮에는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하고 밤이 되면 자신이 직접 만든 곡을 노래한다. 이날도 인적이 드문 밤거리에서 홀로 눈 감은 채로 자신의 자작곡 "Say It To Me Now"를 열창하고 있다.
Say It To Me Now
Scratching at the surface now
(여전히 겉만 긁고 있어)
And I'm trying hard to work it out
(정말 어떻게든 해보려 해)
And so much has gone misunderstood
(너무 많은 오해가 쌓여)
And this mystery only leads to doubt
(이 수수께끼는 의심으로만 이어져)
And I didn't understand
(그래서 난 이해하지 못했지)
When you reached down to take my hand
(내 손을 잡으려 네가 손을 내밀던 그때)
And if you have something to say
(그리고, 할 말이 있다면)
You better say it now
(지금 말하는 게 좋을 거야)
'Cause this is what you've waited for
(왜냐면 네가 기다렸던 순간이잖아)
A chance to even up the score
(바로잡을 기회이기도 해)
And as these shadows fall on me now
(지금 이렇게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도)
I will somehow, yeah…
(난 어떻게든 할 거야)
Cause I'm picking up a message Lord
(왜냐면 난 신의 메시지를 주웠거든)
And I'm closer than I've ever been before
(지금 난 어느 때보다 더 가까우니까)
So if you have something to say
(그래서, 하고픈 말이 있다면)
Say it to me now
(지금 내게 말해줘)
열창이 끝났을 때 비로소 유일한 감상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노래가 좋다며 달랑 10센트 하나를 기타 케이스에 던지는 어떤 여자(마르게타 이글로바 분),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왜 밤에 노래하느냐, 직접 작곡한 곡이 맞느냐, 직업이 뭐냐는 둥 여러 질문들을 쏟아낸다. 그런 와중에도 여자는 남자의 노래에서 실연의 아픔을 캐치해내고 당돌하게도 떠나간 연인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남자는 아니라고 했지만 여자는 지금 부른 노래를 들려준다면 떠나간 그녀가 돌아올 거라고 한다. 남자의 직업이 청소기 수리공이라고 하자 마침 잘 되었다며 다음날 자신의 고장 난 청소기를 갖고 올터이니 고쳐달라고 한다. 남자는 그러고마 약속을 하고 여자와 헤어진다.
All The Way Down
You have broken me all the way down
(넌 날 완전히 무너뜨렸지)
Down upon my knees
(난 무릎까지 꿇었지)
And you have broken me all the way now
(그리고 넌 날 완전히 무너뜨렸지)
You'll be the last you'll see
(네가 마지막이겠지,넌 알게 될 거야)
And some fight you gave
(네가 만들었던 싸움들)
When I pushed you away from me
(내가 널 밀어냈을 때)
And in the morning when you're turning
(그리고 아침에 네가 잠들 때면)
I'll be far to sea
(나는 바다 멀리 있을 거야)
And you have broken me all the way down
(넌 날 완전히 무너뜨렸지)
You'll be the last you'll see
(네가 마지막일 거야,넌 알게 되겠지)
And what chance had we got
(어떠한 기회를 우리가 갖고 있을까?)
When you missed every shot for me
(네가 날 위한 모든 기회를 져버렸을 때)
And in the morning when you're turning
(그리고 아침에 네가 잠들 때면)
I'll be out of reach
(나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겠지)
And in the darkness when you find this
(그리고 어둠 속에서 네가 깨달았을 때)
I'll be far to sea
(나는 바다 멀리에 있을 거야)
And you have broken me all the way down
(그리고 넌 날 완전히 무너뜨렸지)
You'll be the last you see
(네가 마지막일 거야,넌 알게 되겠지)
남자는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여자의 말이 맞았다. 남자는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방에 홀로 앉아 기타를 퉁기며 "All the way down"을 부르는 그... 여전히 남자의 방은 그녀의 기억으로 가득하다. 습관적으로 의미 없는 전화도 해보지만 그녀는 받지 않는다. 그렇게 버리지 못하는 미련을 "All the way Down"이란 노래에 담아 홀로 부르고 또 부른다. 속된 말로 홀로 방 안에서 온갖 궁상을 다 떨고 있다.
다음날, 아버지 가게에서 진공청소기 수리를 마치고 다시 거리를 나서는 남자. 오전에 버스킹을 마칠 무렵 진짜로 여자가 찾아왔다, 그것도 청소기를 끌고서 말이다. 남자를 따라다니며 약속대로 수리해달라고 집요하게 부탁하는 여자. 그런 그녀와 점심을 먹으면서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여자의 아버지는 피아니스트였고 그렇기에 음악과 함께 해왔으며 현재도 음악을 하고 싶어 하지만 가난 때문에 하루 벌어먹기 바쁘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자신이 연습하는 곳이 있다며 함께 가자고 한다. 그곳은 악기점이었고 인심 좋은 그곳 사장이 점심시간에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악기점에서 여자는 피아노로 멘델스존의 "Song Without Words"를 연주한다. 여자 역시 음악을 알고 악기를 다룰 줄 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남자는 자신이 작곡한 곡으로 즉석 합주를 제안한다.
Falling Slowly
I don't know you
(난 너를 몰라)
But I want you
(하지만 널 원해)
All the more for that
(그래서 더욱더)
Words fall through me
(말로 표현할 수 없어)
And always fool me
(그래서 난 언제나 바보가 돼)
And I can't react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몰라)
And games that never amount
(게임은 결코 충분하지 않아)
To more than they're meant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Will play themselves out
(스스로 제 풀에 지치고 말 거야)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가라앉는 이 배를 끌어올려 집으로 데려다줘)
We've still got time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있어)
Raise your hopeful voice, you have a choice
(희망의 목소릴 높여봐, 네겐 기회가 있어)
You'll make it now
(이제 너는 해낼 수 있어)
Falling slowly, eyes that know me
(천천히 빠져드는, 나를 아는 눈)
And I can't go back
(그래서 난 돌아갈 수 없어)
And moods that take me and erase me
(그래서 날 사로잡아 지워버리는 기분으로)
And I'm painted black
(그래서 난 검게 채색되고)
Well, you have suffered enough
(당신은 충분히 고통을 겪었지)
And warred with yourself
(그리고 자신과 싸웠지)
It's time that you won
(이젠 네가 승리할 때야)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가라앉는 이 배를 끌어 집으로 데려다줘)
We've still got time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있어)
Raise your hopeful voice, you have a choice
(희망의 목소릴 높여봐, 네겐 기회가 있어)
You've made it now
(이제 너는 해낼 수 있어)
Falling slowly, sing your melody
(천천히 빠져들어, 너의 멜로디를 불러 봐)
I'll sing along
(내가 따라 부를 테니)
Take it all
(모든 것을 가져)
I played the cards too late
(내가 너무 늦게 값을 치렀나봐)
Now you're gone
(당신은 가고 없는데)
사전에 맞춰본 적도 없었던 합주였지만 여자의 피아노는 잘 따라온다. 게다가 여자가 백보컬로 함께 하는 화음이 남자의 노래와 꽤나 잘 어울린다. 이렇게 즉석에서 만들어진 합주는 악기점을 가득 채우고 카운터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사장을 미소 짓게 만든다. 청소기 수리를 위해 아버지 가게로 향하는 버스 안, 여자는 남자의 떠나간 연인에 대해서 또 질문한다. 어떤 사람이에요? 왜 떠나갔어요? 대답 대신 가만히 미소만 짓던 남자는 코믹한 노래로 답을 대신한다.
Broken Hearted Hoover Fixer Sucker Guy
Ten years ago
(십 년 전 어느 날)
I fell in love with an Irish girl
(난 어느 아일랜드 소녀와 사랑에 빠졌지)
She took my heart
(그녀는 내 마음을 훔쳐버렸지)
But she went and screwed some guy she knew
(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서 떠나버렸지)
And now I'm in Dublin with a broken heart
(그리고 지금, 난 찢어진 마음을 안고 더블린에 있지)
Oh broken hearted Hoover fixer sucker guy
(찢어진 마음을 가진 바보 같은 청소기 수리공)
Oh broken hearted Hoover fixer sucker, sucker guy
(찢어진 마음을 가진 바보 같은 청소기 수리공) One day I'll go there and win her once again
(언젠가는 그녀에게로 갈 거야, 다시 그녀를 되찾을 거야)
But until then I'm just a sucker of a guy
(하지만 그때까지 난, 그저 바보 같은 수리공)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짧지만 코믹하고 경쾌한 노래에 여자는 미소 짓는다. 아버지의 가게에서 여자의 청소기를 수리하고는 수리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자의 집요한 요청에 할인된 비용만 받는다. 이제 둘은 남자의 방으로 올라갔고 여자는 남자가 만들어 녹음해 둔 "Leave"라는 노래를 감상한다.
Leave
I can't wait forever is all that you said
(일어서기 전에 네가 한 말은)
Before you stood up
(기다리기만 할 순 없다는 거였지)
And you won't disappoint me
(넌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I can do that myself
(나 혼자서도 할 수 있거든)
But I'm glad that you've come
(하지만 이렇게 와줘서 고맙고)
Now if you don't mind
(혹시나 괜찮다면)
Leave, leave,
(떠나, 떠나,)
And free yourself at the same time
(네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게)
Leave, leave,
(떠나, 떠나,)
I don't understand, you've already gone
(알 수 없어, 이미 떠나버렸는데)
And I hope you feel better
(이제 밖으로 꺼내 놓았으니)
Now that it's out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군)
What took you so long
(왜 그렇게 오래 걸린 건지)
And the truth has a habit
(또 진실이란 네 입 밖으로)
Of falling out of your mouth
(떨어져 나오곤 하는 버릇이 있지)
But now that it's come
(하지만 이제 와버렸으니)
If you don't mind
(괜찮다면)
Leave, leave,
(떠나, 떠나,)
And free yourself at the same time
(네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게)
Leave, leave,
(떠나, 떠나,)
Let go of my hand
(내 손을 놔)
You said what you have to now
(넌 방금 네가 해야 할 일을 말한 거야)
Leave, leave,
(떠나, 떠나,)
Let go of my hand
(내 손을 놔)
You said what you came to now
(넌 지금 너의 상황을 말한 거야)
Leave, leave,
(떠나, 떠나,)
Let go of my hand
(내 손을 놔)
You said what you have to now
(넌 방금 네가 해야 할 일을 말한 거야)
Leave, leave...
(떠나, 떠나...)
노래가 좋다며 CD로 구워줄 수 있냐는 여자의 요청을 수락하면서 남자는 한발 더 나가버렸다. 여자에게 자고 가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을 때, 여자의 표정이 바뀌었고 분위기는 갑자기 다운된다. 청소기 고마웠다는 짧고 무미건조한 인사말만 남기고 여자는 방을 나가버렸고 남자는 자책하듯 스스로에게 욕을 해댄다.
그런 어색한 순간이 지난 다음 날, 남자는 거리에서 꽃을 팔고 있는 여자를 찾았다. 남자는 여자에게 줄 CD를 구워왔다면서 다신 그러지 않겠다고 전날의 일을 사과했다. 말없이 남자를 바라보던 여자는 남자가 건넨 CD를 받았고 CD 플레이어까지 빌려달라고 한다. 낡은 CD 플레이어를 건네며 그냥 가지라고 했다. 남자가 여자의 집까지 바래다주었고 집 앞에서 여자는 차 한잔 하고 가라고 집안으로 초대한다. 집에는 여자의 엄마와 그녀의 어린 딸이 있다. 여자는 체코에서 무작정 아일랜드로 왔고 생계를 위해서 가정부 일도 하고 여러 잡다한 물건들을 거리에서 팔기도 하지만 언제나 삶은 빠듯하다. 여자의 어머니 권유로 저녁까지 함께 하게 된 남자를 여자의 딸도 잘 따른다. 딸을 재우고 나서 둘은 집 앞에 나란히 않아 남자가 구워 준 CD를 감상한다. 가사가 없는 어떤 곡을 듣고선 여자가 물었다, 곡이 참 좋은데 왜 가사가 없냐고... 남자는 가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서 여자에게 작사를 제안했다. 남자가 돌아가고 말이 나온 김에 여자는 바로 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배터리가 다 되어 딸의 돼지 저금통을 몰래 털어 배터리를 사러 간다. 마트를 나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다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자신이 쓴 가사를 곡에 맞춰 부르는 여자, 그녀가 작사한 이 노래는 "If You Want Me"란 곡이다.
If You Want Me
Are you really here
(진정 그대인가요)
Or am I dreaming
(아니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I can't tell dreams from truth
(꿈인지 정말인지 모르겠네요)
For it's been so long
(도대체 언제였나요)
Since I have seen you
(그댈 마지막으로 본 것이)
I can hardly remember your face anymore
(그대 얼굴조차도 잘 기억나지 않나요)
When I get really lonely
(내가 진정 홀로 된다면)
And the distance calls its only silence
(그 거리는 단지 침묵을 부를 뿐이에요)
I think of you smiling
(나는 그대의 미소를 떠올려요)
With pride in your eyes
(눈빛에서의 자부심과 함께)
A lover that sighs
(사랑의 속삭임을요)
If you want me
(진정 나를 원하신다면)
Satisfy me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Are you really sure
(당신은 진정 확신하나요)
That you believe me
(당신이 날 믿는다는 것을)
When others say I lie
(저들이 날 거짓말쟁이라 한다면)
I wonder if you could ever despise me
(당신은 날 외면할지 궁금해요)
You know I really try
(알고 있나요? 난 진심으로 노력했어요)
To be a better one to satisfy you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고자)
For you're everything to me
(그대가 내 전부이기에)
And I do what you ask me
(그대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거예요)
If you let me be free
(나를 자유롭게 해 준다면)
If you want me
(진정 나를 원하신다면)
Satisfy me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남자의 방에서는 곡 작업이 한창이다. 가사를 쓰며 곡에 맞춰 노래를 반복한다. 가사와 곡의 감정을 그대로 노래에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인지 남자는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동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작업을 한다. 노트북에서 플레이되는 동영상은 그녀의 모습을, 그녀와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남자가 만들고 부르는 노래는 그녀의 그 모든 모습이 모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Lies
I think it's time, we give it up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포기할 시간인 것 같아)
And figure out what's stopping us
(그리고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해)
From breathing easy, and talking straight
(쉽게 숨 쉬지 못하고, 솔직히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The way is clear if you're ready now
(네가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방법은 명확하지)
The volunteer is slowing down
(지원자는 점점 느려지고)
And taking time to save himself
(자신을 구하기 위한 시간을 벌고 있지)
The little cracks they escalated
(그들이 쌓아온 자그만 틈)
And before you know it is too late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기 전에)
For making circles and telling lies
(네가 원을 만들고 거짓말하는 것을 말이야)
You're moving too fast for me
(넌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어)
And I can't keep up with you
(그래서 난 널 따라갈 수가 없어)
Maybe if you slowed down for me
(만약 날 위해 속도를 늦춰준다면
I could see you're only telling
(난 알 수 있겠지, 네가 하는 말은 단지)
Lies, lies, lies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Breaking us down with your
(우리를 산산조각 내는 너의)
Lies, lies, lies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When will you learn
(언제 깨달을 거니)
The little cracks they escalated
(그들이 쌓아온 자그만 틈)
And before you know it is too late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기 전에)
For making circles and telling lies
(네가 원을 만들고 거짓말하는 것을 말이야)
You're moving too fast for me
(넌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어)
And I can't keep up with you
(그래서 난 널 따라갈 수가 없어)
Maybe if you slowed down for me
(만약 날 위해 속도를 늦춰준다면)
I could see you're only telling
(난 알 수 있겠지, 네가 하는 말은 단지)
Lies, lies, lies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Breaking us down with your
(우리를 산산조각 내는 너의)
Lies, lies, lies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When will you learn
(언제 깨달을 거니)
So plant the thought and watch it grow
(그러니 생각을 심고 자라는 걸 지켜봐)
Wind it up and let it go
(매듭을 짓고 그대로 내버려 둬)
이제 남자는 결심했다. 자신이 만든 노래들을 레코딩해서 런던으로 가고자 한다. 그 결심을 여자에게 말했고 피아노 반주와 화음을 부탁했다. 여자는 기꺼이 그러기로 했고 이제 그 작업을 여자가 주도하게 된다. 녹음 스튜디오를 알아봤고 똑 부러지게 가격 흥정을 했다. 여자가 자주 가는 싸고 좋은 옷가게로 남자를 데리고 가서 슈트도 한벌 장만했다. 스튜디오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남자의 노래를 들고 은행으로 가서 지점장에게 들려주었다. 버스킹의 도시라 불리는 더블린이라서 그런지 지점장도 흥이 넘친다. 남자의 노래를 들은 지점장은 직접 기타를 들고 "Whiskey In The Jar"라는 노래를 한 곡조 뽑고는 신이 나서 대출 서류에 사인을 한다.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어떤 밴드를 찾아가 레코딩 반주를 요청했고 그들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 여자의 주도 하에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기 전 친구의 파티에 여자와 함께 갔다. 그곳 파티 역시 노래의 지천이었고 파티 막바지에 남자는 사람들과 함께 "Gold"라는 노래를 신명나게 부른다.
Gold - Interference
And I love her so
(그리고 난 그렇게 그녀를 사랑하지)
I wouldn't trade her for gold
(그녀를 금과 바꾸지도 않을 거야)
I'm walking on moonbeams
(나는 달빛을 걷고 있지)
I was born with a silver spoon
(나는 은수저를 가지고 태어났어)
Hell, I'm gonna be me
(나는 나 자신이 될 거야)
I'm gonna be free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I'm walking on moonbeams
(나는 달빛을 걷고 있지)
And staring out to sea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And if a door be closed
(만약 문이 닫혔다면)
Then a row of homes start building
(그러면 줄지어선 집들이 지어지기 시작하겠지)
And tear your curtains down
(그러면 네 커튼은 찢어버리렴)
For sunlight is like gold
(왜냐면 햇빛은 금과 같으니까)
Hey, you better be you
(네 자신이 되어봐)
And do what you can do
(그리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봐)
When you're walking on moonbeams
(네가 달빛을 걸을 때)
And staring out to sea
(그리고 바다를 바라볼 때)
'Cause if your skin was soil
(네 피부가 흙이라면)
How long do you think before they'd start digging?
(그것들이 땅을 파기 전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생각해?)
And if your life was gold
(그리고 네 삶이 금이라면)
How long do you think you'd stay living?
(얼마나 네가 오래 살 거라 생각하니?)
Hey, hey
(헤이, 헤이)
And I love her so
(그리고 난 그렇게 그녀를 사랑하지)
I wouldn't trade her for gold
(그녀를 금과 바꾸지 않을 거야)
"Gold"가 배경으로 흐르는 가운데, 다음날 남자는 아버지가 아끼는 오토바이를 몰고 여자를 찾아간다. 여자를 태우고 간 곳은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바닷가다. 그곳에서 남자는 여자의 처지를 듣게 된다. 2년 전에 딸을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혼했다고 한다. 하지만 별거 중에 남편은 체코에 남겨둔 채 아일랜드로 와버렸다고 한다. 남편과는 어쩔 거냐는 질문에 자신도 모르겠단다. 생각도 다르고 나이차도 많이 나서 서로 맞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딸에겐 아빠가 있어야 한단다. 여자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남자는 묻는다. "그를 사랑해?"를 체코어로 뭐라고 하지? 밀루에쉬 호(Miluješ ho)? 남자가 이 말을 바로 받아서 물어본다, 그럼... 밀루에쉬 호? 여자는 가만히 웃으며 답한다, 밀루유 떼베... 남자는 당연히 알아들을 리 없었기에 무슨 말인지 재차 물어보지만 여자는 답 없이 그냥 미소만 지으며 자리를 옮길 뿐이다. 하지만 짐작할 수 있을 것이고 사실 그렇다, 체코어 "밀루유 떼베(Miluju tebe)"는 "너를 사랑해"라는 뜻임을...
레코딩을 위한 첫 합주 연습이 시작되었다. 남자의 좁은 방에 모두 모였다. 전자 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여자의 담당인 전자 피아노... 이들이 선택한 곡은 "Trying To Pull Myself Away"였다. 연습 중간중간에 남자의 아버지는 이들이 목을 축일 차와 찻잔을 실어 나르며 말없이 그들을 응원한다.
Trying To Pull Myself Away
Breaking up in the station, a final train
(기차역에서 헤어졌지, 마지막 기차)
I don't even know if I'll ever see you again
(널 다시 볼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어)
Is it a choice that we even have
(이것이 우리가 가진 선택인 건가)
Bang, bang down on piano 'til I smash the keys
(건반들이 부서질 때까지 피아노를 마구 쳐대지)
Living alone with the melodies
(혼자서 멜로디를 들으며)
Everything's gone and I don't know where
(모든 것은 사라지고 내가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어)
And the rule of thumb don't apply anymore
(엄지의 법칙은 더 이상은 적용되지 않아)
'Cause the house is burning
(집이 불타고 있기 때문이지)
I'm trying to pull myself away
(내 자신을 밀어내려 하고 있어)
I'm caught in a pattern and I can't escape
(난 틀에 박혀있고 달아날 수 없지)
I'm trying to pull myself away
(내 자신에게서 벗어나려 하고 있어)
Lately when I get lost there's this thing I know
(최근 내가 길을 잃고 나서 내가 알게 된 것이 있어)
Even the dogs have somewhere to go
(개들조차도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것)
Everything comes if you just let it be
(네가 그냥 내버려 둔다면 모든 것이 돌아오겠지)
Work, work, brighten the corners that'll never see
(달려, 달려, 다시는 보지 않을 코너의 불빛을 비춰)
Untangle the thoughts that you know what they mean
(무슨 의미인지 네가 알고 있는 그러한 생각들의 고삐를 풀어버려)
I hope that the answer didn't come too late
(대답이 너무 늦지 않길 바래)
And the rule of thumb don't apply on me
(엄지의 법칙은 내겐 적용되지 않아)
'Cause the tables are turning
(테이블이 돌고 있기 때문이지)
I'm trying to pull myself away
(내 자신을 밀어내려 하고 있어)
I'm caught in a pattern and I can't escape
(난 틀에 갇혀있고 도망칠 수도 없어)
I'm trying to pull myself away
(내 자신을 밀어내려 하고 있어)
Caught in a pattern and I can't escape, can't escape
드디어 스튜디오 레코딩이 시작되었다. 녹음을 도와줄 PD를 소개받았고 전문가답게 그는 레코딩 전 악기 상태를 체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거리의 음악인들은 스튜디오 레코딩이란 것은 해본 적이 없고 노래나 연주만 잘하는 순진한 아마추어들일 뿐이다. 악기 상태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스튜디오 레코딩 환경에 맞는 상태는 아니었고 이 부분을 PD가 모두 체크했다. 이러한 이들의 아마추어리즘에 PD는 크게 기대를 걸지 않고 녹음을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인 녹음이 시작되었고 그들이 선택한 첫 곡은 "When Your Mind's Made Up"이었다.
When Your Mind's Made Up
So, if you want something
(그래, 네가 무언가를 원한다면)
And you call, call
(넌 나를 부르지, 나를 부르지)
Then'll come running
(그러면 나는 달려가지)
To fight, and I'll be at your door
(싸운 뒤에 난 네 문 앞에 있지)
When there's something worth running for
(그러면 내가 달려야 할 이유는 없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There's no point trying to change it
(그것을 바꿔서 뭘 하겠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There's no point trying to stop it
(그것을 멈추려 하면 뭐하겠어)
You see, you're just like everyone
(알잖아, 넌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아)
When the shit falls all you want to do is run, away
(무언가를 실패하면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은 도망치는 거지)
And hide all by yourself
(그리고 스스로 숨어버리던가)
When you're far from me, there's nothing else
(네가 나에게서 멀러 떨어져 있고, 아무것도 없다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There's no point trying to change it
(그걸 바꾸려 노력하는 건 의미 없지)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There's no point even talking
(말을 해서 뭘 하겠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When your mind's made up
(네가 마음을 정했다면)
There's no point trying to fight it
(그것과 맞설 가치도 없어)
So, if you want something
(그래, 네가 무언가를 원한다면)
And you call, call
(넌 나를 부르지, 나를 부르지)
Then'll come running
(그러면 나는 달려가지)
첫 곡이 끝났을 때 PD는 이들의 노래가 범상치 않다는 사실에 놀라는 눈치다. 그리고 역시 녹음 곡인 "Fallen From The Sky"와 함께 이들의 작업 과정이 스크린에 이어진다.
Fallen From The Sky
You must've fallen from the sky
(넌 하늘에서 떨어진 게 틀림없어)
You must've shattered on the runway
(네가 도망가는 길에서 산산이 부서진 게 틀림없어)
You've brought so many to the light
(넌 빛으로 정말 많은 것을 가지고 왔지)
And now you're by yourself
(그리고 지금 넌 혼자야)
There comes a point in every fight
(모든 싸움엔 이유가 있지)
When giving up seems like the only way
(포기하는 것이 단 하나의 방법처럼 보일 때)
When everyone one has said goodbye
(모든 이가 이별을 말할 때)
And now you're on your own
(그리고 이제 넌 혼자네)
If you need somewhere to fall apart
만약 네가 떨어져 있을 어딘가가 필요하다면)
Somewhere to fall apart
(떨어져 있을 어딘가)
The rules of cain , the rights you've made
(카인의 법칙, 네가 만든 권리들)
The owls that caw, for those to blame
(비난하는 이들에게 울어대는 올빼미들)
The broken glass, the fool that asked
(깨어진 유리, 질문했던 바보들)
The moving arrow to stop
(멈추기 위해 움직이는 화살)
You must've fallen from the sky
(넌 하늘에서 떨어진 게 틀림없어)
You must've come here in the pourin' rain
(넌 이 쏟아지는 빗속으로 온 것이 틀림없어)
You took so many through the light
(넌 빛을 통해 참 많은 것들을 가졌어)
And now you're on your own
(그리고 넌 이제 혼자야)
If you need somewhere to fall apart
(만약 네가 떨어져 있을 어딘가가 필요하다면)
Somewhere to fall apart
(떨어져 있을 어딘가가)
The ruins of man, the bloody black
(인간의 파멸, 피투성이 흑인)
The fool that bull the prouder hag
(허풍을 떠는 멍청이)
The night the makes the rattle ack
(밤은 어리석음을 만들어내지)
The wolves that follow the outed man
(시체를 따라가는 늑대들)
The falling star the way we are The vern
(떨어지는 별, 우리의 모습이야)
The rules that never ever mulitply
(절대 늘어나지 않는 규칙들)
You must've fallen from the sky
(넌 하늘에서 떨어진 게 틀림없어)
You must've come here on the wrong way
(넌 이곳에 잘못 온 게 틀림없어)
You came among us every time
(넌 매번 우리 속으로 들어오지)
But now you're on your own
(하지만 지금 넌 혼자야)
If you need somewhere to fall apart
(만약 떨어져 있을 어딘가가 필요하다면)
Somewhere to fall apart
(떨어져 있을 어딘가가)
The call you seek, the basket case
(네가 찾는 부름, 무기력함)
The rules of thumb you have to break
(네가 깨야만 하는 엄지의 법칙)
The raging skull, The rag to the bull
(거센 해골, 황소에게 흔들어댈 천)
The nails that drag in either hand
(양쪽 손에서 끌어내리는 손톱)
Well I will make my worker that
(글쎄, 내 일꾼이 알게 할 거야)
I know this place, I know this time
(내가 이 장소를 안다는 것을, 내가 이 시간을 안다는 것을)
You must've fallen from the sky
(넌 하늘에서 떨어진 게 틀림없어)
밤샘 작업에 잠깐 쉬기로 한 사이, 여자는 녹음실을 나와 화장실을 찾다가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방을 발견한다. 피아노 앞에 앉은 여자, 멋지다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이어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여자가 만든 노래를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여자는 미완성이라며 주저하지만 남자의 격려에 자신의 노래를 시작한다. 그 노래는 남편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담은 "The Hill"이었다.
The Hill
Walking up the hill tonight
(오늘 밤 언덕을 걷고 있죠)
when you have closed your eyes
(당신이 눈을 감아버렸을 때)
I wish I didn't have to make
(난 바라죠 제가 만들지 않았기를)
All those mistakes and be wise
(그 모든 실수들을, 그리고 현명했었기를)
Please try to be patient
(제발 인내를 가져주세요)
And know that I'm still learning
(그리고 제가 여전히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I'm sorry that you have to see
(미안해요, 당신이 봐야 했죠)
The strength inside me burning
(내 안의 강인함이 타버리고 있는 것을)
But where are you my angel now
(하지만 나의 천사여, 어디에 있나요)
Don't you see me crying
(제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
And I know that you can't do it all
(알아요, 당신이 그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But you can't say I'm not trying.
(하지만 제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하진 마세요)
I'm on my knees in front of him
(저는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어요)
But he doesn't seem to see me
(하지만 그는 날 보는 것 같진 않네요)
With all his troubles on his mind
(그의 마음속에 모든 문제를 가지고)
He's looking right through me
(그는 나를 꿰뚫어 보고 있죠)
And I'm letting myself down
(그리고 난 내 자신을 실망시켜요)
By satisfying you
(당신을 만족시키면서)
And I wish that you could see
(당신이 봤으면 좋겠어요)
That I have my troubles too
(저도 역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Looking at you sleeping
(당신이 잠자는 것을 바라보며)
I'm with the man I know
(저는 제가 아는 남자와 함께 있죠)
I'm sitting here weeping
(눈물을 훔치며 이곳에 앉아 있죠)
While the hours pass so slow
(시간은 천천히 흘러만 가네요)
And I know that in the morning
(그리고 전 알죠, 아침이 오면)
I'll have to let you go
(당신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And you'll be just a man
(그러면 당신은 단순히 한 남자가 되겠죠)
Once I used to know
(제가 한때 알았었던)
But for these past few days
(하지만 지난 며칠 동안)
Someone I don't recognize
(제가 알아보지 못한 누군가로)
This isn't all my fault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은 아니에요)
When will you realize
(당신은 언제쯤 깨달을 수 있을까요)
Looking at you leaving
(당신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I'm looking for a sign
(저는 흔적을 찾고 있어요)
스튜디오 피아노실에서 여자의 독창이 이어지지만 노랫말을 통해서 전해지는 감정 그대로 결국 눈물을 쏟고 만다. 남자는 여자를 위로했다. 남편에게 들려주는 노래지만 정작 남편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바보로군... 그렇게 남자와 여자 사이에 서로의 감정이 교환되고 남자는 용기를 내서 말한다. 나와 함께 런던으로 가, 멋진 집에서 함께 곡을 쓰는 거야, 딸도 함께 가자고... 이제 둘은 런던에서의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런던에서의 새 출발, 밴드를 구성해서 콘서트도 하고 함께 앨범도 만들고 여자는 피아노를 치며 백보컬을 담당하고... 남자는 진심이었지만 여자는 현실 앞에서 냉정했다, 우리 엄마는요? 둘 다 말없이 그저 미소만 짓는다. 이제 연습하러 가야죠, 그래...
날이 밝을 때까지 모두 밤을 새운 채로 최종 녹음 상태까지 점검했다. 이제 PD는 밖에 나가서 자동차 테스트를 해보자고 한다. 허접한 차 스피커로 소리를 들어봐야 제대로 녹음되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모두 밖으로 나와서 PD의 차에 구겨 탔다. "When Your Mind's Made Up"이 영화의 전면에 흐르는 가운데 차를 타고 바닷가로 드라이브를 가서는 그곳에서 서로 투닥거리며 노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들이 자유분방하고 즐겁게 그려진다. 그렇게 그들은 최종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이제 남자와 여자도 헤어져야 할 순간이다. 남자는 마지막 인연을 그렇게 놓아버리기에는 아쉬운 모양이다. 함께 아침이라도 먹자고 했지만 여자는 딸을 봐야 한단다. 왜 마음이 바뀌었냐고 물었을 때 여자는 남편과 통화했는데 그녀에게로 오겠다고 했단다, 다시 한번 노력해 볼 거라고 한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남자는 마지막이니 자신의 집에 가서 차를 마시든 아침을 먹든 하자고, 아님 저녁에도 좋다고 했지만 여자는 단호하다. 뭐하러? 같이 있으면 불장난만 할게 뻔한데? 남자는 그럴 일 없다고 했지만 여자는 그렇게 된다고 한다, 사실 그러고 싶단다, 하지만 부질없다고 한다. 남자는 집요하게 저녁에 오라고 했고 한참을 머뭇하던 여자는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날 밤, 남자는 계속 기다렸지만 여자는 결국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남자는 레코딩된 곡 "Lies"를 아버지에게 들려준다. 아버지는 멋진 곡이라고 폭풍 칭찬을 했다. 런던으로 떠나야 하는 아들에게 그 없이도 잘 살아왔기에 문제가 없다며 아들의 미래를 축복해 준다. 남자는 공중전화로 런던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떠나간 연인이 전화를 받았다. 그가 보고 싶었단다, 공항으로 마중 나가겠다고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만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여자의 집을 찾았다. 여자의 엄마가 딸을 안고 나왔다. 일하러 갔는데 저녁이나 되어 올 거란다. 런던 가서 전화할 거라고 전해달라 했지만 집에 전화가 없다고 한다. 그럼 편지하겠다는 마지막 말로 여자의 엄마와도 작별한다. 어떻게든 마지막으로 여자를 한번 보고 싶어 그녀가 꽃을 팔던 거리로 나선다. 뒤에서 꽃을 사라는 소리를 듣고는 냉큼 뒤돌아보았지만 그녀가 아니다. 여자와 처음 노래 연습을 했던 악기 가게로 갔다. 여자가 연주했던 피아노를 보았고 종업원을 불렀다. 이제 그곳에서 여자와 함께 불렀던 "Falling Slowly"가 전면에 흐른다. 이 노래가 전하는 안타까움을 그대로 안은 채 남자는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장면은 바뀌어 여자의 집으로 피아노가 배달된다. 여자는 기뻐하며 피아노를 연주하고 이제 그녀의 옆에는 남편이 딸과 함께 한다. 남자는 웃으며 씩씩하게 런던 공항을 걸어 나간다. 이렇게 "Falling Slowly"와 함께 각자의 길을 가는 남과 여를 담담하게 보여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리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이 영화의 마지막 테마인 "Once"가 잔잔하게 흘러나온다.
Once
Part of me has died
(내 일부는 이미 죽어 버렸고)
Won't return
(돌아오지 않아)
And part of me wants to hide
(그리고 내 일부는 숨고자 해)
The part that's burned
(타버린 그것 말야)
Once, once
(한때, 한때)
I knew how to talk to you
(네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알았지)
Once, once
(한때, 한때)
But not any more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야)
Hear the sirens, call me home
(나를 집으로 부르는 사이렌들의 소리를 들어봐)
Part of me has vowed
(내 일부는 맹세했지)
To watch it burn
(타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And the heart of me has tried
(그리고 진정 노력했지)
Look what it's become
(어떻게 되었는지 봐봐)
Once, once
(한때, 한때)
I knew how to look for you
(어떻게 너를 찾아야 할지 알았지)
Once, once
(한때, 한때)
But that was before
(하지만 그것은 이미 지난 일)
Once, once
(한때, 한때)
I would have laid down and died for you
(널 위해 쓰러져 죽을 수도 있었지)
Once, once
(한때, 한때)
But not any more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야)
Hear the sirens, call me home
(나를 집으로 부르는 사이렌들의 소리를 들어봐)
필자의 경우, 적지 않은 음악 영화들을 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원스>를 음악 영화들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다. 물론 감독 존 카니 역시 음악 영화의 장인으로 자신의 데뷔작만 제외한다면 모두 음악 영화만 만들었고 이들 작품들 역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끌어냈다. 실제로 <원스> 이후에 만든 <비긴 어게인(Begin Again),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주연, 2013>이나 <싱 스트리트(Sing Street), 퍼디아 월시 필로, 루시 보인턴 주연, 2016> 모두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필자에게는 이들 역시 <원스>를 넘어서지 못하는 작품들로 기억된다. 그만큼 <원스>는 필자에게는 실험적이었으며 신선하고 독특한 작품이었다. 우선 영화는 초저예산 작품이며 독립영화적 성격이 강하다. 겨우 10만 달러를 들여 핸디캠 두 개로 3주 만에 찍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박을 쳤고 평단 역시 관객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호평을 통해서 보여주었다. 저예산 영화답게 영화는 영상미로 국한했을 때의 심미적 측면에서는 크게 어필할 것이 없다.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카메라의 동선은 매끄럽지 못하고 어찌 보면 아마추어가 찍은 듯한 느낌마저도 든다. 영상의 구도나 이런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하고 후보정 작업도 거쳤을까 하는 의문이 들게까지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공 요인으로 이런 영상미의 부족을 음악으로 넘치게 커버했다...라고 말한다면 이 역시 틀린 말이 될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시각적인 완성도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 같다. 애초 목적이 음악이었다. 관객에게 보여줘야 할 모든 것을 청각적으로 쏟아부음으로써 음악 자체가 이야기가 되는 하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스토리 텔링 역시 주요한 요소가 되지 못한다. 물론 남자와 여자의 이룰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이 서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서로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억지로 이어주지 않고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절제미 역시 영화를 더욱더 담백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텔링은 결코 스토리의 메인에 서지 못하고 그저 주변부에 머물 뿐이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에게 아예 이름도 부여하지 않는 그런 서사라면 결코 소설적 줄거리가 메인이 될 수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바로 노래가 담당한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주인공들의 노래가 그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그들의 상황을 설명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는 어쩌면 뮤지컬 <캐츠>의 경우에 비견될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캐츠>는 서사가 없다. 그저 고양이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만 하다 끝나는 뮤지컬이다. 하지만 고양이들의 서로 차별되는 독특한 분장과 좋은 노래, 훌륭한 안무를 통해서 개별적인 개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각각의 고양이들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 원스 역시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되어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영화 <원스> 역시 뮤지컬 영화의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영화가 이렇게 스토리 텔링이 중심이 되지 않고 음악 자체가 전면에 등장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으로 전문 배우를 등용하지 않았다는 것도 한몫한다. 주인공을 맡은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는 배우가 아니라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현직 가수들이다. 글렌 헨사드는 그룹 "더 프레임즈(The Frames)"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이었고 영화의 감독 존 카니 역시 이 그룹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또한 마르케타의 경우 열세 살 때부터 글렌과 서로 알고 있는 사이였고 영화에서처럼 피아노와 백보컬을 통해 글렌을 보조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들이 "Falling Slowly"를 만든 후 "Lies"를 작곡하고 있을 무렵 영화 <원스>를 찍게 되었다고 한다. 전문 배우가 아니고 실제 가수였던 이들이었기에 언제나 노래와 함께 해야 하는 영화에서의 이들의 역할이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사실 위에서 소개한 이 영화의 OST 대부분은 글렌 한사드가 직접 작곡해서 부른 노래들이다. 이글로바 역시 영화에서 자신이 직접 부른 "If you want me"와 " The Hill"을 작곡했다. 실제로 자신들이 부를 곡들을 작곡하던 중에 음악을 알고 사랑하는 감독과 스태프들과 의기투합하여 자신들의 노래들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찍었으니 억지스러움 없이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영화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음악이 주인공이 되어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영화, 음악이 스토리를 텔링하는 영화, 영상보다는 음악이 중심이 되는 영화, 이런 형식의 영화라면 영화 <원스>를 뮤지컬 영화라고 불러로 결코 손색이 없을 것이다.
P.S. <원스> 그 이후...
영화 <원스> 이후 이 둘은 어찌 되었을까? 영화 속의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아니라 글렌 헨사드와 마르케타 이글로바라는 실제 인물로서의 둘 말이다. 영화 <원스> 성공 이후 두 남녀 주인공의 실제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영화가 바로 2011년 제작된 <원스 어게인(The Swell Season)>이라는 영화다.
원스 어게인(The Swell Season), 닉 어거스트 페르나, 크리스 답킨스, 카를로 미라벨라 데이비스 감독, 글렌 한사드, 마르케타 이글로바 주연
겨우 10만 달러로 제작된, <원스>라는 이 초저예산 영화는 사실 예상치 못한 대성공을 거두었고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영화의 두 주인공은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이들이 결성한 "스웰 시즌"이라는 밴드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되고 유럽과 미국 순회 콘서트에 나서게 된다. <원스 어게인>은 영화 <원스> 이후에 밴드 "스웰 시즌"의 2년 여에 걸친 세계 투어와 그 과정에서의 글렌과 마르케타의 일상, 그리고 그들 사이의 삐걱거림과 헤어짐까지를 흑백 화면에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원래 영화 제목이 <스웰 시즌(Swell Season)> 임에도 국내 수입사는 영화 <원스>의 후광을 노려 제목을 <원스 어게인>이라는 우리말 제목으로 바꾸었다. 수입사의 이런 꼼수에 속아 <원스>의 후속작으로 오해하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실망이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을 짜게 만든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스 어게인>이라는 이 영화는 두 연인과 밴드의 노래를 중심으로 그들의 실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이기에 영화 <원스>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