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난히 50대의 삶을 이야기하는 글과 기사들이 많다.
특히 “50대 대규모 Layoff”, “중장년 해고 쓰나미”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동시에 젊은 청년들 역시 “채용 절벽”, “취업 빙하기”라는 단어로 같은 지면을 채우고 있다. 세대는 다르지만, 불안이라는 감정만은 동일하다.
대부분의 기사들은 그 원인을 AI의 약진에서 찾는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기술은 분명 고용 구조를 빠르게 흔들고 있다. 하지만 한 발짝만 물러서서 보면, 이 풍경이 과연 새롭기만 한가 싶다.
솔직히 말해보자.
“중장년의 고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50대가 다시 일하기 좋은 해였다”라는 기사를 우리는 과연 본 적이 있는가.
없다. 거의 없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늘 비슷한 기사들이 반복된다. 다만 올해는 여기에 AI라는 하나의 팩터가 추가되었을 뿐이다.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이고, 제목만 조금 더 자극적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 기사들은 사실 ‘현실을 고발하는 분석’이라기보다는, 계절처럼 반복되는 시즈널 아티클에 가깝다.
더 씁쓸한 것은, 이런 기사들에 구체적인 대안도, 정책적 상상력도 거의 없다는 점이다.
“어렵다”, “불안하다”, “힘들다”는 말은 넘쳐나지만, 그 다음 문장은 늘 비어 있다. 읽고 나면 남는 것은 공감이 아니라 피로감이다. 이제는 솔직히 말해, 조금 지겹다.
그래서 우리가 이제는 다른 질문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현상과 결과를 나열하는 대신, 앞으로의 삶과 경제활동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정년까지 한 회사에 소속되는 삶’을 전제로 살아야 하는가
고용이 아닌 역할 기반의 경제 활동이 일상이 된다면,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연령이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과 경험의 조합이 가치를 만드는 시장은 가능한가
한 사람의 커리어는 ‘상승–유지–하락’이 아니라, 여러 개의 작은 곡선으로 재설계될 수 있는가
노동소득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지식·경험·관계가 자산이 되는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당장 정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AI 때문에 어렵다”라는 문장보다는 훨씬 생산적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이야말로, 50대에게도, 20대에게도 동시에 필요한 이야기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희망을 찾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요즘의 기사들은 희망을 주기보다 체념을 먼저 학습시킨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만 강조할 뿐,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이제는 조금 다른 기사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실패담이 아니라, 삶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불안의 총량을 늘리는 분석이 아니라, 선택지의 지도를 넓혀주는 글.
씁쓸한 새해 기사들보다,
“우리는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해주는 이야기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실은 냉정하다.
그러나 방향까지 냉정할 필요는 없다.
적어도, 이야기의 출발점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