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더 이상 구독을 받지 않습니다.
구독을 사양하는 이유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말 그대로 이제 구독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단 설정에서 구독 항목을 비활성화했지만 구독 기능이 멈춘 건지는 확인할 수가 없네요.
더구나 구독과 매거진 신청 항목이 함께 묶여있어서 다시 활성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제 글의 구독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얼마 되지 않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구독자 구성은 일단 가족과 지인, 브런치 작가들, 일반 독자들의 세 그룹이지요.
그중 가장 신경 쓰이는 그룹이 바로 가족과 절친입니다.
처음에는 가장 의지가 되었던 사람들인데 시간이 갈수록 제 글이 이들을 배신하려 합니다.
늘 기쁘고 의미 있는 에피소드만 쓸 수는 없기에. 내가 드러날수록 이들도 함께 드러나게 됩니다.
기쁨과 함께 슬픔도,
행복과 함께 불행한 마음도,
좋아하는 마음과 함께 미워하는 마음도
동시에 표출됩니다.
사실 이들은 글이 전개되는 실제 상황을 모르고 전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글을 멈추지 않는 한 서로 간의 관계가 드러나고 오해가 생기고 의도치 않게 균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재를 제한하고 표현을 절제해서 컨트롤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글의 특성상 이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 작가인 토마스 울프의 사후 출판된 책의 제목입니다.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작가의 주관적인 이야기는 평온한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지요.
토머스 울프(Thomas Wolfe, 1900년 ~ 1938년 )
브런치의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가족을 포함한 모든 지인들에겐 알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점이 가장 후회가 되지요.
그래서 일정기간 탈퇴 후에 재가입이나 다른 포털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개인적인 글쓰기로 한정할 수도 있겠네요.
이 글을 쓰는 진짜 목적은 브런치 작가가 구독자인 경우의 문제입니다.
그중에 몇 분과는 댓글로 친분을 쌓아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구독 작가들이 의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필요에 의해 서로 구독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겨났죠.
그냥 라이킷 단추를 누른 분들 페이지를 방문한 후 글을 읽는 일만도 벅차서 충분히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구독자에 둘러싸인 분들의 관리 노하우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브런치에서 몇 달 지내다 보니 가장 저 다운 방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올릴 때마다 각기 들어오는 몇몇 분들과 서로 글을 나눠보며 좀 더 깊게 소통하는 것입니다.
물론 매번 그러한 소통을 지속할 필요는 없지요.
우린 그때그때 기분이 서로 다르니까요~
어느 순간 대화의 촉이 서로 통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구독을 주고받은 분들만으로도 이미 두뇌 수신 용량이 거의 찼다는 판단입니다.
새로운 작가분들과는 구독 없이 그때마다 자유롭게 교류함이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오해의 여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개적인 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주로 읽는 일에 치중하는 독자분들의 특징은 라이킷도 패스하기에 실제로 구독 행위를 하고 계신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제 주변에도 구독 단추는 맘껏 눌러놓고 쌓인 글들을 방치하는 사례가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에게는 읽어보겠다는 의지만도 큰 것이므로 더 이상 왈가불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브런치 작가분이 아닌 일반 독자에게 굳이 구독을 삼가 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요.
다양한 재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글쓰기에 정진하는 수많은 작가들을 보며 마음을 내려놓게 됩니다.
어설펐던 초심을 유지하려면 소박한 자세로 눈높이가 비슷한 분들과 조용히 교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기대와 다르다면 구독을 거둬가실 수도 있겠네요.
브런치에도 수많은 길이 있으니 또 다른 인연이 기다리고 있겠죠.
사실 이런 글은 구독자가 적어도 천명이 넘을 때 써야 어울릴 텐데 모양새가 영 빠졌습니다.
창밖의 가지 끝마다 이른 봄이
조각조각 매달렸습니다.
다시 추위가 와도 한순간이겠죠?
모든 분들께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