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비

바람, 솔개, 구름

by 김도형


내일은 장마라는군요

벌써 눅진한 바람이 솔가지를 흔들고

교회 첨탑에도 구름 뭉치가 걸렸다 지나갑니다

그동안 무더웠으니

시원하게 비 내리는 것도 좋겠지요?


사실 바다처럼 푸른 하늘이

온통 부서져 내리는 것도

장관이에요

단지 그때는 하늘이 살짝 얼굴을 찌푸리긴 하죠

그렇게 하늘도 오르내리곤 합니다

우리 기분도 그렇지 않나요?


멀리서 어린 새소리가 들리네요

아마 첨탑 가까이 높게 둥지를 튼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하늘 높이 원을 그리는 녀석이 있군요

도심 한가운데 솔개라니

왠지 청량한 기분까지 듭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새끼는 십자가 바로 아래 조명등 기둥에 앉아 있고요

어미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곤 곧장 떠나갑니다

아마 오늘 배불리 먹여야 할 겁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비올 수도 있으니까요


십자가 아래 사는 새여

너는 기도하는 이들보다도 높이 있구나


첨탑 오른쪽 작은 점이 어미 솔개(인 듯함)


점심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사람들이 일어서니

벤치들만 공원을 지킵니다

저요?

저는 앉아서 내일을 오늘에 덧붙여서

어떤 그림이 나오나 살펴보고 있지요

솔솔 부는 바람도 구경하고요

그러고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간혹 쳐다봅니다

뭐하는 사람인가 궁금한가 봅니다



저는 별거 없이 그냥 사는 사람입니다

감사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살았던 과거를

반성도 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응원도 하고요


노인분들은 모든 것이 꿈만 같다 하셔도

지나는 동안은 힘들잖아요?

그러니 보이지 않더라도 응원은 필요하지요


오래 앉아있었는지 졸리군요

커피는 이미 한잔 마셨으니 참아야겠습니다

하늘의 표정이 또 바뀌었네요

천천히 걸림 없이

맘과 몸의 변화를 따라 걸어야겠습니다


매미도 날개가 젖기 전에

열심히 울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솔개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