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는 엄마가 보여준 그림책에서 처음으로 기린과 사자를 보았습니다. 하늘의 독수리와 까마귀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드넓은 바다의 고래와 예쁜 산호도 보았지요.
소녀는 지도책도 보았는데 여러 곳에 이상한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다른 모양새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죠. 그들은 특이한 음식을 먹었고 다른 말을 사용했습니다.
봄이는 부모님과 함께 다른 나라들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동물과 식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졌습니다.
소녀는 어서 커서 그런 신기한 곳들을 가볼 수 있기를 밤마다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즐거운 만남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죠.
그렇게 몇 해가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잠든 봄이를 누군가가 깨웠습니다.
- 봄이야, 일어나 보렴.
- 누구세요?
소녀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습니다. 한밤중인데도 방안은 은은하게 밝았습니다. 그리고 흰 옷을 입은 한 여인이 침대 곁에 서 있었습니다.
- 나는 모든 생명의 어머니인 지구의 정령이란다. 네가 밤마다 간절히 기도하는 것을 들었지.
여인은 고요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 별을 지켜왔단다. 그리고 많은 생명들이 생겨나는 것을 지켜보았지.
-... 그러면 지구 생물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알고 계시나요?
소녀는 얼마 전 사람들로 인해 동식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사라져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네가 걱정하는 마음을 잘 알기에 이렇게 찾아왔단다. 나는 네가 도와주기를 바란단다.
- 네? 제가 어떻게요?
- 네가 허락한다면 나는 너를 이 지구를 지키는 빛으로 삼을 것이다. 비록 네가 어리지만 나는 너에게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
- 하지만저는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어요.
- 걱정 말아라. 이 일은 정직하고 순결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단다. 바로 너처럼.
그녀는 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 너는 앞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들 앞에서, 그리고 세계의 지도자들 앞에서 각성을 촉구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어린 소녀의 말을 외면하고 차갑게 대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나갈 힘을 네게 줄 것이다.
- 전... 그럴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부모님도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
봄이는 갑자기 겁이 났습니다.
여인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소녀의 두 손을 꼭 잡았습니다.
- 그래, 힘들겠지. 하지만 너의 기도를 생각해보렴. 지구와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가 위협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했잖니. 이제 누군가 일어서서 용기 있게 말할 때가 되었단다.
여인은간절한 표정으로 소녀를 향해 말을 이어갔습니다.
- 너의 부모님도 처음에는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승낙하게 될 것이다.
소녀는 눈을 반짝이며 물어보았습니다.
- 그럼 저는 무엇을 해야 하죠?
- 이제 너에겐 우연처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할 기회가 여러 번 생겨날 것이다. 그때 네가 밤마다 기원했던 말들을 하면 된다. 그 어떤 말도 일부러 꾸며낼 필요가 없단다.
- 제 기도요?
여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그렇단다. 나는 너에게 일곱 개의 촛불을 줄 것인데 사람들앞에서 나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촛불이 하나씩 가슴속에서 타오르게 될 것이다.
-... 그리고요?
- 정작 지도자들은 너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너와 같이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일어나서 함께 움직일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이 아름다운 별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여인의 목소리는 사뭇 슬프게 들렸습니다.
- 지구 환경이 오염되면 대부분의 동식물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온갖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무서운 질병이 퍼져나갈 것이다.
소녀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 저를 인도해주신다면 해보겠어요.
봄이는 마침내 용기를 내어 대답했고 소녀와 여인은 함께 환하게 웃었습니다.
봄이는 그 후 주말마다 시청 앞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그곳에서 기후와 환경보전을 위한 1인 시위를 해 나갔습니다.
처음엔 낯설어하던 친구들도 하나둘씩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그리고 다 함께 <Tomorrow is Too Late> 모임을 결성하였습니다.
봄이는 대표적인 청소년 환경보호가로 활동하며 국내의 중요 정책 결정권을 가진 이들 앞에서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전 세계 정치 수반들이 모인 국제 기후협약 모임에서도 기후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되었죠.
그 후 많은 단체에서 연설을 들으려고 봄이를 초청했습니다. 소녀는 해마다 뜨거워져만 가는 지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죠.
그러나 일부 탐욕스러운 개발론자들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계획에 방해가 되는 소녀를 싫어했습니다.
그녀의 말을 의도적으로 무시했죠. 또한 소녀가 지나친 걱정으로 강박증을 앓고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어떤 고난도 자신의 소망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구촌 곳곳에 있는 수많은 친구들이 이미 그녀와함께 촛불을 들고 일어섰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은 지구의 모든 생명이 사라지기 전에 한 소녀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기 전, 어른들이 소년소녀들의 정직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입니다.
많은 선량한 사람들은 오염된 지구의 환경 정화 활동에 기꺼이 동참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모든 국가들도 정책을 변경하여 청정 자연을 지키기 위해 결의하고 행동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그레타 툰베리는 어릴 때부터 지구 환경과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갖고 환경보호 활동을 해왔습니다. 국제 청소년 연대 모임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을 결성했으며 한국에도 지부가 생겼습니다. 여러 국제회의에서 기후 위기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세계 최연소 노벨 평화상 후보에 선정되었습니다. 어릴 때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받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