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집이있지
온기가감돌고
단출한밥상을펼수있는곳
해와달이번갈아비추고
소슬바람이문앞에머물다가는곳
어느날산너머바다건너에서
다른세상의향기가날려왔지
그것에이끌려
마침내두려움반설레임반으로
집을나섰어
앞마당의감나무와뒷뜰의대추나무는
걱정스런표정으로
떠나는발걸음을지켜보았지
세상의바람은강렬하고도위험했어
처음엔내가길을걸었으나
어느새세상이나를딛고걸었지
그리고검은바람에이리저리쓸려다녔지
나는세상의주인공이아니었던거야
노숙자
그것은기이한모습이었어
집으로부터버림받은이들
마음문을잠근자물쇠는
빨갛게녹슬어
그무엇으로도열수없었어
길을잃은나도그옆에눕고싶었지
냄새나는어두운골목가에앉아
떠나온집을생각했어
집을나온건잘못한일이아니야
하지만돌아갈때를놓친건죄악에가까웠지
홀로비를맞는빈집은
젖은편지를보내왔지만
돌아간다는것이
이토록힘들줄은미처몰랐어
찌그러진종이컵에남은커피로
벽위에집과마당을그려넣었어
담장옆에과실수가자라는
그리고그벽에기대어눈을감고
서서히잠이들었지
누구나집이있지
차마돌아가지못해도
가슴에는따뜻한집한채있어
거친호흡부여잡고
또긴밤을견디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