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댓글 3

댓글, 뒷마당 담화

by 김도형


브런치에서의 첫 댓글은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처음이니까. 그리고 읽어본 글마다 인상적인, 아름다운 표정이 여러 개씩 담겨 있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다. 댓글을 달고 보니 하루쯤 지나 후회스러운 감정이 생기는 일도 있었다. 다시 들어가 수정하거나 지운 적도 있었다. 혹은 답글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바빠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심중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흩어진 댓글을 한 페이지로 모아 보겠다 했는데 어느덧 세 번째 페이지로 넘어간다. 그다음 작업이 계속 이어질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쩌면 식상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구독자를 둔 까닭에 댓글 답장도 힘겨울 파워 작가들에겐 한가한 일이라고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댓글 정리는 나를 인식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 또한 정리를 위해서 그들의 글을 다시 한번 음미하게 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눠준 작가들이 고마울 뿐이다.




Sien Placid님의 <당신의 시그널 - 달토끼가 환한 밤에>는 그리움에 대한 표현이 정밀하게 새겨져 있다.

추세경 님과 이드id 님은 첫 페이지에 등장했었는데 또다시 댓글을 보내주신 인격이 훌륭한 ^^ 분들이다.

Chloe님은 통역사로 스위스에 거주하며 브런치로 꿈같은 소식을 전송하는 요정이시다!


미햐 님의 감성과 시감도 인상적이다.

진봄 님의 <늦은 새벽의 일기>에는 청춘의 푸른 빛깔이 고스란하다. 왠지 마음이 아리다.

강관우 님의 <차가 전복되었어요>는 연민을 끌어내는 글이다. 님을 이렇게 정의해본다.

- 마음을 어루만지는 의사샘!


류완 님의 <함께 걷기>에는 따뜻함과 진솔함이 성실하게 이어진다. 싱그럽기까지 하다.


앙코르와트 유적을 복원하는 기이하고도 멋진 일에 종사하는 박동희 님. 단순한 문화 해설이 아닌 대상과 한 몸이 된 작업의 보고서는 정말 귀하다.


<당신의 애정 어린 오지랖이 불편하다>를 쓴 중동에 계신 유랑 선생님. 그 글에서 관계의 일정한 거리두기의 의미를 새겨 보았다. 삶의 속성이 관계이니까.

어느 작가님의 글에 다음과 같이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주관적인 감상이 지나쳤던 것 같다. 답글이 없었다. ㅠ 어느 날은 아무 일 없이 그냥 지나가는 것처럼...



핸드폰의 작은 자판을 두드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게 되나 보다. 옆에서 한 마디 한다.

- 거, 그만 쓰고 거울 좀 봐.

그리고 작은 소리로 따라붙는 말.

- 무슨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음, 사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해~라고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굳이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대놓고 맞아, 맞아~하긴 싫다. 나의 작업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도 이건 자존심이 얽힌 문제이다. 옆에서 뭐라 하면 사실 더 오기가 생긴다. 약간의 방해 세력은 오히려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든다. 고마운 적군이랄까? 이제 거의 한 달이 다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정든 작가님들께 감사드린다~


(아무리 공개된 댓글이라도 모든 분들께 허락을 받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 절차를 건너뜀에 있어 님들의 이해를 구하는 바이다. 물론 공개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바로 연락 주실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