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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그리고 짧은 이야기 2
산사 유정
by
김도형
Nov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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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에 들렸다가 지도를 검색해보니
멀지 않은 곳에 오래된 절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여 짬을 내어 버스를 갈아타고 금련산의 꼭대기에 위치한 천년고찰인 마하사를 찾아갔다.
기도터는 금빛 연꽃산에 금학이 알을 품는 금학포란의 지형에 위치하였다.
5세기에 신라의 아도화상이 산중사찰을 창건한 후 임진왜란 때 전소된 후 중창을 거듭하여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고 한다.
대나무 숲 사이로 지나는 시원한 바람 소리를 들으며 이끼 낀 돌담을 돌아 들어갔다.
아담한 터에 대웅전, 나한전, 지장전, 삼성각, 요사채, 종무소가 자갈 마당을 빙 둘러 섰는데
인적은 없고 햇살만이 환하게 출렁이고 있었다.
입구 요사채의 쪽마루에 앉아 정수기 옆 바구니에 놓인 믹스커피를 집어 들었다.
딱 두 개.
동행인과 나를 위한
환영
만찬인듯
했다.
이곳에 조금이라도 오래 머물면 영험한 땅의 기운을 얻을 것 같은 기대도 살짝 생겨났다.
그 기운으로 속세의 격랑을 헤쳐갈 수 있기를 바람은 그저 부질없는 것인지...
모친과 형제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투병 중인 친구는 잘 견디고 있을까.
그에게 이곳의 청정한 기운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었다.
그는 아차산의 풍경을 실어 보내며 답했다.
(이 자리에 친구와의 톡컷 여러 장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아무래도 사적인 공간에서의 허물없는 대화를 공개하는 것은 실례가 될
것
같았다.
사실 톡컷에 실린 말의 묘미가 이 글의 포인트인데 지우고보니 그림의 액자만 남은 셈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청량한 대나무 숲의 바람소리 동영상을 올려보려니 어느새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유튜브 계정에 들어가 헤매다가 나와 버렸다.
그냥 사진 몇 장으로 대신해야겠다.
...
걷다 보면
속세와 산문은 경계가 없다네
오직 나뉨은
마음 붓이 그어대는 것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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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길에서 일어나 길을 걷다가 길 위에 눕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길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또한 구독 행위에 매이지 않고 순간의 기분에 따라 이곳저곳의 글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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