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은행잎의비행
큰이불자락만한바람이툭툭치자
나무는알았다는듯이허공에매달았던
여름이야기들을우수수떨구어냈다
습하고무더웠던감정들은
적당히메마르고변색되어
서로헤어짐이그리슬프진않았다
가지위의한생
꼬박한자리에서
일출과일몰과밤하늘의별자리를모두보았다
종종새들이다녀갔고간간이억센비도내렸다
많은사람들의발소리를들으며
그들이지고가는근심의무게를헤아려보았다
시작과끝은한매듭
하루를살다보면마침내끝은오는것
미리짐작한다하여기한을늘릴수도없지만
자의적으로끊으려하는것은후회를낳는다
끝에서야시작은다시생기를회복한다
결실의무게
어느잎이든생이있어
그색이다르고향이고유한데
한가지로재보려하는것은우리의과오이다
낙엽의인사
순이돋던첫날을마주보며
잘살아왔네말하며등을두드려주는것
그리곤망설임없이기꺼이땅위에눕는것
오늘
한계절을마감하려는듯수시로바람이불었고
가로수들은그때마다몸을떨었다
그리곤보란듯이색색이단장한나뭇잎들을
하늘로띄워보내며
푸른안녕을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