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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Nov 22. 2021

은행잎


노란은행잎의비행


큰이불자락만한바람이툭툭치자

나무는알았다는듯이허공에매달았던

여름이야기들을우수수떨구어냈다


습하고무더웠던감정들은

적당히메마르고변색되어

서로헤어짐이그리슬프진않았


가지위의한생


꼬박한자리에서

일출과일몰과밤하늘의별자리를모두보았다

종종새들이다녀갔고간간이억센비도내렸다

많은람들의발소리를들으며

그들이지고가는근심의무게를헤아려보았다


시작과끝은한매듭


하루를살다보면마침내끝은오는것

미리짐작한다하여기한을늘릴수도없지만

자의적으로끊으려하는것은후회를낳는

끝에서야시작은다시생기를회복한다


결실의무게


어느잎이든생이있어

그색이다르고향이고유한데

한가지로재보려하는것은우의과오이다


낙엽의인사


순이돋던첫날을마주보며

잘살아왔네말하며등을두드려주는것

그리곤망설임없이기꺼땅위에눕는것


오늘


한계절을마감하려는듯수시로바람이불었고

가로수들은그때마다몸을떨었다

그리곤보란듯이색색이단장한나뭇잎들을

하늘로띄워보내며

푸른안녕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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