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햇살로 어깨를 한 겹 두르고
한기를 밀어내는 이른 아침
유년의 아스라함처럼 산등성이 위로 어른거리다
순식간에 화살처럼 길게 뻗쳐오르는
뜨거운 태양도
처음에는 늘 순하다
아직 살아있음과
또 살아내야 함의 물결이 교차하는 시간
어린 빛은 새날로 저울을 기울여내고 만다
미처 용서하지도
용서받지도 못한
어제는 가슴에 묻어버리고
빛의 씨앗을 다시 품어내라고 한다
이 아침에는 견뎌냄이 옳다
간밤의 습기를 겹겹이 거둬 올리며
한 뼘씩 다가오는
햇살의 제국이 열리는 것을 목도해야 한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이들은
거침없이 밝아오는 아침으로
심장속의 어둠을 녹여낼 것이다
아침은
모든 젖은 생 위로
홀로 환히 빛나며 물결친다
p.s. 배경 사진의 해는 시간상 내용과 일치하지는 않다. 포인트는 바다 위로 찰랑거리는 햇살의
생동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