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품을 매번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살펴보니 구독자도 꽤 많아졌군요?
아마도 글에 담긴 진정성을 알아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합니다 ~
저는 최근에 글쓰기를 삼가는 중이라 가끔씩 여러 님들의 글을 표시 나지 않게 읽고 가곤 합니다.
라이킷을 누르지 않고요~
이유는 뭐랄까...
열심히 쓰지도 않으면서 방문 흔적을 남기는 것은 마치 글러브 없이 링 위에 함께 서 있는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서일 겁니다 ^^
님의 글을 첨 접했을 때, 하얀 눈 위를 걸어가는 한 영혼을 본 듯했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나의 연약했던 청춘이 연상되었습니다. 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버려진듯한 파란 내 청춘이 너무 아팠던 시절 말입니다...
님의 단편엔, 어느샌가 거친 세파라는 모래 속에 묻어버린 내 영혼의 물고기가 아직 살아있음을 봅니다. 그래서 님의 묘사는 나의 심현에 공명을 일으킵니다.
사람에 대한 따뜻함,
세상에 대한 희망,
그리고
모든 배신에 대한 용서와
무지에 대한 참회...
이 모든 것은 언제나 훼손되기 쉽습니다.
열에 한번 그 가치가 발휘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온갖 상처와 장애에도 끝까지 붙드는 누군가에 의해 그 명맥을 유지합니다.
나는 님의 글에서 그 빛을 발견합니다.
물론 류 작가님이 서 있는 땅에도 때때로 비바람이 몰아치고 칠흑의 밤도 내리겠지만 님의 관조하는 글쓰기가 계속되는 한 영혼의 등대는 그 빛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 전 님의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라는 글의 대댓글에 -저도 맨날 지쳐요-라는 멘트는 우리 삶의 고해성사와도 같습니다. 님이 끝까지 자신 있게 모든 잘하고 있다고 답한다면, 그것은 의지의 표현이지 사람의 소리가 아닐 것입니다. 그 지침의 와중에 감각 너머의 따뜻한 바라봄의 시선을 놓지 않음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님은 그 작업을 하고 있으니 배울 점입니다! )
님의 글엔 흔한 자기 계발의 추구나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팁 혹은 자신을 돋보이고자 하는 강한 톤의 메시지가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내면의 고요한 자아가 조용히 읊조리듯 자신과 주변의 풍경을 이야기하죠.
그래서 님의 글은 브런치라는 큰 숲에서도 흔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밀의 정원 같습니다.
님의 작품을 발견하고 내심 몹시 기뻤으나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을 포함하여 모든 존재는 매우 복합적이며 다양한 주제의 코바늘이 꿰인 천과 같기 때문이죠.
그러나 님의 배는 방향성에 대한 회의가 없으며 깊은 숨을 이어감에 끊임이 없습니다.
이는 감탄할 일입니다!
사실 님 글에 등장하는 거리, 계절, 가족 등의 소재는 소박하고 단순해서 입체적으로 감정을 실어내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님의 에세이 초반부를 읽을 때마다,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가려나? 하는 긴장감이 생기곤 합니다^^
그러나 무게와 색조가 변함없이 조용히 읽는 이의 마음을 치유하듯 끝맺음을 할 때마다 신뢰가 생기곤 합니다.
작가님을 만나서 처음으로 기뻤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인용했던 대목인데요, 사실 이 작품은 이젠 젊은이들에겐 신고전과 같아서 가치는 있되 거리감이 드는, 그래서 잘 읽히지 않은 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작품의 기조를 닮은 성찰의 글을 발견하고 무척 즐거웠던 밤이 생각납니다.
그때의 댓글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으나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제가 그때보다는 넘 말이 많아졌군요?^^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저는 사람은 죽어서 빛을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빛을 혼자서 이룰 수는 없겠지요.
이 브런치에서도 여러 작가들의 크고 작은 빛들을 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류 작가님에게 더 기대가 되는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 존재에 대한 작가님의 시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때론 우리 모두가 흔들리는 갈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람이 우리를 흔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가 각성할 기회를 얻겠습니까...
오늘 즉흥적으로 너무 많은 표현을 한 나머지 내일쯤 후회할 수도 있겠네요~
이곳저곳의 단정적인 말투도 작가님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님의 가정이 늘 단란하고 행복하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