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털이개로 침대 밑을 쓸어내자
불쑥 튀어나온 매미 한 마리
두 손을 움츠러들게 만들곤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 한여름의 나팔수
아차산 둘레길을 한참 걸어도
좀처럼 요란한 울음소리는 없었다
참매미 말매미 쓰름매미
그 많던 소리꾼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말에 자석처럼 이끌렸던 것이겠지
어두운 침상 아래에서 흐느꼈을 한 생
부서질 것 같은 몸을 집어 올려
투명한 날개 너머로 하늘을 본다
멀어진 것은 나의 귀이려니
푸른 매미 소리가 방 안 가득 맴돈다
* 요즘 매미들은 밤에도 잠들 수 없다.
아파트의 환한 가로등에 이끌려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댄다.
여름 한 철 짝짓기를 위해 고유한 억양의 울림을 각기 만들어내는 하객들.
느티나무 정자 아래에서 듣던 매미소리는 색깔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