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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Jul 31. 2022

매미가 살고 있었다


이개로 침대 밑을 쓸어내자

불쑥 튀어나온 매미 한 마리


두 손을 움츠러들게 만들곤

미동도 없이 누워 있는 한여름의 나팔수


아차산 둘레길을 한참 걸어도

좀처럼 요란한 울음소리는 없었다


참매미 말매미 쓰름매미

그 많던 소리꾼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그 말에 자석처럼 이끌렸던 것이겠지

어두운 침상 아래에서 흐느꼈을  생


부서질 것 같은 몸을 어 올려

투명한 날개 너머로 하늘을


멀어진 것은 나의 귀이려니

푸른 매미 소리가  안 가득 맴돈 





* 요즘 매미들은 밤에도 잠들 수 없다.

아파트의 환한 가로등에 이끌려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댄다.

여름 한 철 짝짓기를 위해 고유한 억양의 울림을 각기 만들어내는 하객들.


느티나무 정자 아래에서 듣던 매미소리는 색깔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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