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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Jun 15. 2023

유월에 내리는 비

 

사월의 비가 장성하여 아왔다


흐느끼듯 소리 없이 젖어들더니

후드덕이는 소리를 내며

시멘트바닥을 힘차게 내리친


창가 탁자에 으면

몸을 타고 흐르는 소름

발아래 검푸른 강으로 굽이친다


여울지는 빗소리

유리창에 부딪히며 흘러내리 물방울 


아련한 슬픔 따윈 내려놓아야 하리니

깊은 울음이어야 이 계절을 건널 수 있다


유월이 되면

허공을 빼곡히 채우 비가

세상은 침묵 속에

회색 바다로 출렁인




* 매번 같은 절기가 찾아와도

늘 똑같지 않기에 안도하게 된

단 하루도 같지 않은 일상을

똑같게 겪어낼 때는

그만 슬픔이 엄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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