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헐떡이는 숨을 참다 보면
푸르던 하늘도
무너져 내리는 때가 있다
미움과 사랑이 밀고 당기며
늦은 하루로 흘러들면
기어이 서로 부딪혀
터지고 마는 때가 있다
심해처럼 깊숙이 눌러 담았던
그리움
그 얼마나 크기에
이토록 깊은 비가 내리는 것이냐
수없이 두드리는 손길에도
선뜻 창문을 열지 못하니
슬픔은
또 온전히 내 것이 되고 만다
* 사람의 지식과 지혜가 점점 더 자연과 멀어지는 건 아닐까.
폭우가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표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이번 큰 비로 고통을 받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