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표정으로 다가온 사랑
검은 상처를 남기고 떠날 줄은 몰랐어
그런 사랑이 다 찾아오다니
알고 보면 세상도 꽤 살만하다고 생각했었지
내리던 비가 눈발로 바뀌어도
충분히 아름답고 따뜻했어
함께 걷는 길
호흡이 뒤섞일 때마다
거리는 환해졌지
그런데 시간은 사랑을 갉아먹곤해
그 사랑을 키워냈던 시간이
손길을 거두면
사랑이 증오로 변하기도 하니까
아무리 애원해도
만난 날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둘 사이의 간격은 비례하여 멀어졌어
좋아했는데 미워하다가 결국은 헤어졌어
마침내 손에 남은 것은
이 모두가 하나였다는 허탈한 깨달음
이제는 사랑의 처음과 끝이
사뭇 다름을 감사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랑만이 다인줄 알았겠지
후회의 내일이 기다린다고 해도
새로운 사랑을 갈망하는 하루
어리석다 해도 할 수 없어
사랑은
오늘을 버텨내는 희망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