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모레(2020.12.21) 16:00 경에는 400년 만의 우주쇼가 펼쳐진다고 여러 매체에서 보도하고 있다. 목성과 토성은 공전 주기상 약 20년마다 근접하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더 가까워지는 대근접(The Great Conjunction)이 일어난다. 육안으로는 관찰이 어려워서 현미경으로 관측해야 하는데 두 별이 거의 붙어 보인다고 한다. 이 현상은 1623년(우리 역사에는 광해군이 축출된 인조반정이 일어난 해)에 있었기에 근 400년 만의 일이다.
혹자는 800년 만의 우주쇼라고도 하는데 이는 1623년 당시 별을 관측하기 어려운 시간인 대낮에 이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인의 육안 관측이 실제로 가능했던 1226년 이후로 계산한 결과이다.
이후에는 2080년에나 두 별의 대근접을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그러니 현 40대 이상의 연령대라면 이러한 광경을 생전에 다시 보기는 어렵다)
요 며칠 밤하늘을 쳐다보면 여인의 눈썹보다 가는 초승달이 떠 있다. 이 달과 목성과 토성이 한 방향으로 보이는 대장관은 이틀 전인 17일 밤에 관측할 수 있었다.
오늘 밤에라도 별을 찾아볼까 했는데 구름 탓에 달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래는 날짜별 행성 위치를 표시한 그래픽이다.
기독교인들 중에는 이 별들이 동방박사들을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에게 인도한 별이라 생각하여 크리스마스 별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엔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단다.과연 신종 코로나 19의 팬데믹 속에서 이 현상이 행운의 상징일지 아닐지 자못 궁금하다.
유튜브 서핑을 하다 보니 인도 소년 예언자에 대한 클립이 눈길을 끈다. 그는 어려서부터 힌두교 교리를 익혔고 점성술을 탐구하여 여러 가지 미래를 예언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빗나간 것들도 있으나 현 팬데믹의 발생과 시기, 재유행에 관한 언급은 적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이틀 뒤인 12. 20~22에 관한 것이다. 토성이 목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시점에 또 다른 바이러스의 출현과 지진이나 기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한다고 예측한 것이다. 또한 2021년 2월에는 다시 한번 전 세계 경제 쇼크가 닥치고 이후에 서서히 회복되어 11월 경에는 일상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한다.
힌두 점성술에서는 고대로부터 목성은 대길성이며 토성은 대흉성이라고 한다.그러므로 토성이 목성에 근접함은 흉함이 길함을 침범하는 격이다. 행운에 불운이 닥치니 대혼란이 야기되는 것이다. 이는 내년 11월이 되어야만 토성과 목성이 서로 멀어져 불안했던 상황이 안정되는 셈이다.
1500여 년 전의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동서남북으로 사신도가 그려져 있고 별자리 또한 고분 천정에 선명히 자리하고 있다. 동양의 대표적인 별자리는 중심자리의 북극성과 북두칠성, 그리고 28수(宿:별자리 수)이다. (한자 '宿'는 숙박에서처럼 '잘숙'으로도 사용된다)
고구려 무용총에 그려진 별자리
또한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천문·지리·역법·측후·각루(물시계) 등 사무를 관장하는 서운관(훗날 관상감)을 설립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서운관의 총책임자는 영의정이었고, 2인의 장관급 관리가 보좌했으니 그 중요성이 결코 적지않았음을 알 수 있다.
1770년(영조 46년) 봄에 객성이 출현하자 영조는 월대에 올라사흘 밤낮으로 간절히 빌어 객성의 재앙을 막았다고 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동양의 대표적인 점성술의 한 예로는 화성의 붉은 기운이 유난히 짙은 해에는 반드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일까? 서양에서도 Mars(화성)는 전쟁과 살생을 의미하는 로마의 신으로부터 명칭을 따왔다.
위 기록처럼 아주 오랫동안 천문과 그 변화를 살피는 일은 인간사의 매우 중요한 일부이었다.
과거 인류의 역사에는 수많은 예언자가 존재했다. 그들의 예언은 부분적으로 실현되었다. 그러나 예언과 달랐던 사건도 많았다. 그러므로 예언이란 미래에 대한 확고히 정해진 사건을 말함이 아닐 것이다. 앞날에 대한 초감각적인 인지는 사람들에게 공포심과 경계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만일 공포심에 사로잡히면 예언 그대로 실현될 것이요, 경계심으로 대비한다면 역경을 순경으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행, 불행을 주관하는 두 별이 먼 우주에서 거대한 몸집으로 교차한다니~ 상상만 해도 기묘한 벅참이 생겨난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는 별들을 여행하며 여러 존재를 만났다. 그중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야야만 정확히 볼 수 있단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가장 중요한 것, 가장 진실한 것은 현상계 너머의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곳에 다다르는 방법은 오직 마음뿐일 것이다.
현명한 여우는 이렇게 왕자에게 생의 나침반을 선사했다.
별은 지상의 남루한 생을 짊어진 인간에게 따뜻한 위로와 빛나는 꿈을 선사하는 존재이다.
누구에게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영감을 부여하고 누구에게는 순결한 동심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불어 넣는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이 땅 위에 흩어진 별들의 조각일 것이다.
그렇게 서로 반짝이는 것을 보면 말이다.
모든 인류가 어느 순간 한 방향을 향해 꿈꾸듯 별을 바라보는 것은기적과 같은 사건이다.
밤하늘의 성신은 그렇게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다.
비록 두 행성의 대접근이 불운을 예고할지라도.
내일 밤엔 망원경대신마음의 렌즈에일생일대의 이놀라운 우주쇼를 담아봐야겠다.
p.s. 이번 12. 21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이다. 그것도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먹는다는 애동지이다. 붉은 팥죽을 먹는 것은 다가오는 일년 액운을 막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음력 11월 초순의 동지는 애(애기)동지라하여 죽을 먹으면 좋지않다하여 떡을 만들어 먹었다고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 동짓날을 '작은설'이라하여 새해 첫날으로도 여겼다. 그것은 바로 이날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분기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수세기만에 벌어지는 밤하늘 별들의 향연으로 이래저래 금년 이 시간은 여러모로 잊기 어려운 모양새를 갖춘셈이다.
사진 출처 - 시사코리아, 남재균 기자 2020.12.07발 기사.(표지 사진)
https://blog.naver.com/europakms/222176297485 (본문 중 행성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