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두 명의 불교 수행자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다름 아닌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 현각 스님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인 혜민 스님이다. 이 둘은 대중에게 노출된 불교계의 대표적인 스타 스님들이다. 전통적인 불교의 수행 방식을 따르고자 언론을 피해 독일에 정착한 현각이 혜민을 소셜 미디어에서 비판한 일이 파문을 일으켰다. 비판 대상은 혜민 개인 소유의 가옥과 유료 명상 앱의 운영이었다.
이 논란은 불교의 무소유 정신과 관련이 있다. 우리에게 무소유로 잘 알려진 승려는 2010년 3월에 열반한 법정 스님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에서는 불교 전통의 무소유 정신에 반하는 승려들의 행태가 계속 보도되었다. 파장이 불교계 전체로 확대되자 혜민 스님은 모든 것을 자신의 부덕으로 돌렸다. 그리고 모든 활동을 접겠다고 발표하였다. 현각 스님은 곧이어 서로의 행보를 응원하며 기본적인 신뢰는 변함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논평은 한동안 지속되었다. 수행자들의 물질 소유는 초기 불교 교단의 전통에 위배된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기본적인 물질 소유에 대한 논의는 이미 시작되었다.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어느 선까지가 무소유인지 판단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리고 판단이 필요한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논란으로 인해 확실한 것은 거리두기가 해법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 사람이 세속적인 활동을 접겠다고 하자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수행자의 일체는 세속과의 일정한 거리두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어제는 TV를 켜니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프로그램에는 최근 가장 핫한 인물 중 한 명인 메리츠 자산운용 대표이사인 존 리가 패널로 출연했다. 금융 전문가 유수진도 출연한 이 프로그램에는 하나씩 문제를 다 풀어야 초대방을 나갈 수 있는 미션이 주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문제 중 하나는 다음과 같았다.
문제 - 유럽에서 주식의 신이라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을 산 다음, 이렇게 하라"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주식을 산 사람들에게 남긴 그의 명언은 무엇일까?
정답은 <수면제를 먹고 푹 자라>이다. 이는 주식시장의 소음을 멀리하고 소신을 지키라는 뜻이다. 실천사항으로는 신문 읽기를 멀리하라고 했다.
사실 주식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위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주변의 주식 성공담은 장기투자인 경우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보통 개미인 경우, 현실적으로 이를 따라 하기는 매우 힘들다.
애초에 장기투자라는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길게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다.
결국 주식 성공과 실패를 종합 분석해보면 하나의 가장 큰 기준점이 드러난다.
그것은 내가 하는 행위가 투자인가, 투기인가라는 점이다.
투자의 특징은 이런 요소들이 엮여있다.
-발전 가능성이 높거나 현재 우량한 기업 선정
-여유 있는 자금 한도에서 운용
-중기 혹은 장기적인 관리
투기에는 이런 특징들이 나타난다.
-하루에도 10~30%의 상승을 보이는 테마주 선정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금 확대
-단기적인 관리
요즘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바이오 관련주가 열풍의 주인공이다. 주가가 코로나 이전의 몇 배로 뛴 종목이 여럿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우량주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트렌드를 따라 테마주를 거래해보면 주식 고수가 아닌 바에야 거래 타이밍을 제때에 맞추기 힘들다. 또한 날마다 새로 등극하는 테마주로 옮겨 가다 보면 증권사만 수수료 매출이 늘어난다.
결국 남는 것은 잘해야 약간의 이익이고 관리가 부실하면 큰 손실에 이른다.
추가로 주식시장에 촉각을 기울이다 보니 현업에 대한 집중도 하락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정서적 문제도 생겨난다.
실패로 인한 자존감의 하락과 시장에 대한 혐오감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투기라는 얼굴이 가진 표정이다.
이 같은 부작용에서 벗어나는 길은,
주변의 급작스런 성공담에 귀 기울이지 말고
적절한 이윤을 설정 후
여유 자금으로
우량 기업에
중장기로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조성해야만 일비일희하지 않을 수 있다. 매일 다른 날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듯 비로소 장기투자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장기투자는 주식시장과의 일정한 거리두기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을 산 다음 푹 자라고 했던 것이다.
그것도 모두 것을 잊기 위해 수면제를 먹고.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임의 인원수가 4명 이하로 제한되었고 서방국가들은 지역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서로간의 거리는 평소와 사뭇 달라졌다. 세상이 그렇게 변했다. 모든 면에서 일정한 거리가 가지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오늘은 여러모로 거리두기의 의미가 각별해진 2021년 1월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