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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자가 고통스러웠던 까닭은

그 부자는 많은 돈으로 화려한 생활을 했지만 죽어서는 아니었다

성경에는 이런 일화가 나온다.


한 부자가 자색 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그런데 그 부자가 사는 집 앞에는 한 거지가 초라한 행색을 한 채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 거지의 이름은 '나사로'였다.


나사로는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음식 부스러기로 먹고살았다.

개들이 나사로의 몸을 핥기까지 할 정도로 그는 비참한 생활을 했다.


시간이 흘러 나사로도 죽고 부자도 죽었다.


나사로는 천국에서 아브라함의 품에 안겨 있었고 부자는 불꽃 가운데 목이 타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고 있었다.


부자는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목마름을 해결하게 나사로의 손 끝에 물을 찍어 혀에 대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 형제들에게 자신이 당하는 고통을 겪지 말라고 나사로를 통해 전해주길 애원한다.


부자는 돈이 많았다.

그는 쌓아 온 재산으로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고 사고 싶은 것을 실컷 샀다.

재물은 부자의 우상이었다.


그는 돈이 많았지만 자신의 집 앞에서 구걸하는 나사로는 돕지 않았다.

물론 부자의 입장에서는 나사로를 도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아니, 나사로가 있다는 것을 그가 알긴 했을까.


그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알았다.

이곳에서 죽으면 모든 게 다 끝나는 줄로 착각했다.

 

거지로 부자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부자가 나사로를 봤다면, 그는 거지보다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죽음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죽음 앞에 더 나은 사람은 없다. 

 

죽음 앞에 인간은 동등하다.

애초부터 인간은 서로 동등한 존재이지만 세상의 기준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나사로와 부자는 죽었다.

죽은 뒤에 나사로는 아브라함의 품에 안겨 있었고 부자는 불꽃 가운데에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부자는 돈으로 생명을 살 수 없었다.

돈으로 천국도 입성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부자의 사례를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이다.

 

그 생명이 영원히 지속되려면 예수님의 구원이 필요하다.


인간은 인간의 힘으로 영원히 살 수 없다.


좋은 음식을 찾아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해서 체력을 비축해도 인간은 서서히 그리고 쉬지 않고 늙어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그토록 미루고 싶었던 죽음에 이른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죽는 걸까.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이다.  

죄를 짓지 않으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기어코 죄를 짓고야 만다, 인간이란 존재는.


나는 죄인이 아니라도 주장하고 싶거든 가만히 방에 앉아서 선하고 아름다운 생각만 해보려고 하라.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삼일, 일 년, 평생을 그렇게 살아 보라.


죄의 대가가 죽음이다.

죄인은 모조리 죽게 된다.

그러므로 태어난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인간은 인간의 힘으로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죄를 지어서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다.

파란색 물감을 뒤집어쓴 인간에게 파란색 물감이 묻어 나오는 것과 같다.


이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가.

내가 언제까지 이 땅에서 목숨이 붙어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인간은 언제 죽을지 그 앞날을 아무도 모른다.

누군가의 말처럼 모든 인간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다만 이 땅에서의 나날이 끝나는 시기를 정확히 모를 뿐이다.  


인간은 그저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죽음 앞에 돈도 명예도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죽음이라는 피해 갈 수 없는 명제 앞에 섰을 때 그제야 인간은 겸허히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게 된다.


돈도 명예도 부자의 자색 옷도 호화로운 삶도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죽음은 그 진실을 알려주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닐 때가 많다.   


죽음은 불과 같아서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태워버려 잿더미로 만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을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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