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리 이야기 May 21. 2018

버닝

전종서, 유아인, 스티븐 연, 하루키




영화 버닝은 

주인공 종수(유아인) 

집착에 관한 이야기로 읽혔다.

그의 집착은,

고향 친구 혜미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혜미는 마임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이상을 쫓아 아프리카로 향할 만큼 
꿈과 이상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주인공 종수는 그런 혜미와의 

하루밤 짜릿한 시간을 경험한  혜미에게 빠져든다.

마치 혜미라는 최면에 걸려든 것처럼 말이다.


" 있다고 생각하는  아니라, 없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된다고"

혜미가 종수에게 마임을 선보이며   말은,

종수에게 주문이 되어

종수는 해미가 없는 해미의 방에서도

해미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로 마음먹게 된다.


그러자 종수는

해미가 없는 방에서, 정말로 해미와의 짜릿한 시간을 느낀다. 자위를 통해서 말이다.


그것은

혜미 방에서 본 적이 없는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것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종수는 왜 하필 혜미를 최면의 소재로 선택했을까?


혹시

그의 아버지가 자극이 되지는 않았을까?


자신의 불행이

아버지 때문이라 생각한 나머지

필사적으로 아버지처럼 살지 않기로 노력하는 삶 말이다.


엄마와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이 지켜줘야 할 혜미에게 집착하게 되고,  

이미 사라진 혜미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선택 말이다.





하지만 그런 필사적 노력은,

아버지보다 훨씬 그레이트 한 파국을 맞이하고 만다.

바로 혜미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벤 아라는 이방인을 통해서다.


대마초를 권하고, 폐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를 가진 벤은

자신의 행동은 명백한 불법! 이라면서 낄낄거린다.


이 낄낄거리며 웃는 태도부터 불쾌감을 느낀 종수는

자신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방인을 시종일관 경계하게 된다.



그리고 혜미가 사라진 후

종수는 벤을 의심하고, 감시하는 방식으로 혜미에 대한 집착을 이어간다.

이미 없어진 혜미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사라진 혜미의 시계,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 염을 할 때 쓰는 장례 화장도구 등

벤의 집에서 발견한 여러 단서들은

낄낄거리며 불법을 저지르는 벤의 수상적은 행동과 맞물려

혜미를 사라지게 한 범인이 벤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파국은 여기에서 발생한다.

종수는 정황뿐인 단서들 앞에서, 의심을 확신으로
그를 범인으로 결론 내어버린다
그리고 그 결론에 따른 극단적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혜미라는 자기최면에 빠져버린 종수는

혜미를 사라지게 만든 원인 자체를 태워 없애버림으로써 혜미를 되찾으려 한다.


시간을 벤이 나타나기 전으로 되돌리고 싶은 것이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며, 의심은 아직 의심을 뿐이다.

종수의 파국은 다른 누구 때문도 아닌, 종수 자신에게 책임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의 파국에서 가족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부모에게서 느낀 분노가, 그를 최면에 빠지게 하는 계기가 되지는 않았을까?




가족은 가족일 뿐, 각자의 인생이 있을 뿐이다.

가족에 대해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면

가족이라는 족쇄를 스스로 채우게 된다는 것이다.


종수에게 부모는, 극복의 대상이며

불필요한 최면에 빠져, 예상치 못한 파국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자기최면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어릴 적

지긋지긋한 가난에 기억이, 돈에 대한 병적 집착을 갖게 하고


어릴 적

모든 걸 수용해준 보모에 대한 기억이,
나이를 먹어서도, 떼쓰면 통한다는 유아적 태도를

갖게하는 상태등이 있을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버닝은


주변을 태워서

자기세계에 갇힌 자신을 증명하려는

위험한 인간들을 그리려는 이미지로 보여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