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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차람 Oct 22. 2017

왜 이리 두려운 건가

용기가 필요할 때 

언어를 배울 때, 덕질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동네 미술교실을 등록하려고 알아봤다. 여기 사람들은 기본 2~3달짜리 과정을 한 번에 등록한다. 한 달 단위로 결제를 해도 되긴 하지만 보통 3개월 정도 등록을 한다.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서 미리 해야 하는데, 한 달 뒤에 시작하는 과정으로 큰 마음을 먹고 미술 교실을 등록했다.


독일어를 못하지만 한 달 뒤에는 듣기라도 잘하겠지 하면서 등록을 했는데, 개강이 가까워지면서 왜 이리 두려운지. 너무 신경이 쓰였다. 뭐든 도전 잘하던 나는 어디 갔나, 20대에만 가능했던 건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사람들이 질문하면 어쩌나, 독일어를 못 알아먹으면 환불할까, 가서 적응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드디어 개강날이 왔고, 벌렁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예술은 세계 공통어라는 거 하나만 생각하고 용기 내어 찾아갔다.  


모두 그림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였고 나이들도 꽤 많으셨다. 내가 버벅거리며 자기소개를 해도 다 웃어주셨다 ㅜ ㅜ "예술가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수업 시간 동안 나를 예술가라고 불러주었다. 선생님이 모아놓은 스크랩북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각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사진이 예쁘니, 예쁜 색을 골라서 슥슥 그려나갔다. 다들 연륜이 있어서인지 슥슥 시작도 잘하시고 거침이 없이 자기표현에 솔직했다. 다들 어찌나 창의적인지 정말 많은 자극을 받았다. 서로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선생님의 피드백도 받고... 이렇게 모여서 그림을 그린 것이 얼마만인지. 요즘 스스로 그림을 못 그리고 있었는데, 정말 많은 영감을 얻었다. 


내 마음에서 올라오는 걱정을 꾹 참고 앞만 보고 용기 내길 잘했다.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걸까, 졸아서 폐로 들어오는 공기도 쪼금이고 움츠려 들었던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을까. 다시는 두려움 감정에 귀 기울이지 않겠다! 


* 이것은 용기가 다시 필요해질 때 읽으려고 하는 포스팅이다. 예를 들어 이 동네에서 알바를 찾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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