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허언증? 그래도 진실만

예술가든 탐미가든 자기애가 강한 것은 아름답다.

by 차람
<밤 12시에 글쓰기> 시즌 2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즌 1은 10화로 마무리가 되었죠. 그때는 햇빛 알레르기로 밤새 간지러워서 잠을 못 잤고, 그 시간에 글을 써봤었죠. 이번에는 계절이 바뀌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겼습니다. 이것도 어지간히 괴로운 것이라, 이렇게 다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이렇게 시즌 2가 시작되었음을 알려드리며..


모든 예술가든, 탐미가든 자기애가 강하다고 생각하는데(나를 포함) 그런 모습은 아름답다. 그런 자기애가 예술로 잘 승화된 것을 보는 것도 참 기쁜 일이다. 그래서 나 역시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큰 그림을 보며 시야를 넓히고, 진솔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조급증과 불안함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친언니한테 카톡을 엄청 보낸다. 톡은 삭제가 되지 않기에, 울 언니는 적나라한 나의 모습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동생이기에 울 언니에게 아직 카톡 차단을 당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위기이긴 하다.


나는 내 꿈이나 내 계획에 대해서도 친구들에게 톡을 많이 보내는 편이다. '이거 해보려고' '이런 거 구상 중이야' '이런 거 재밌겠지?' 계속 발설해야 뭔가 진전이 되고 나 스스로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뜬금없거나 원치 않는 톡 내용을 봐야 하는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내가 좀 유별난가?"라고 물어본다. "넌 허언증은 아니잖아."라고 말해준 친구도 있다. 허언증? 나도 허언증이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언증'은 쉽게 말하자면 거짓말이다. 의식적으로 목적에 맞게 꾸며서 말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재조작 또는 없던 일을 만들어내는 '작가적 재주'다.


누구나 작가적 상상력은 조금씩 있으므로, 약간의 허언증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고로, '허언증'과 '~하고 싶다, ~할 것이다'의 버킷리스트의 구별법에 대해 생각해봤다. 가장 큰 차이는 이것저것 덧붙이지 않은 순수함이었다. 이래저래 에둘러 말해봤자, 순수한 것이 아니라면 바닥이 다 보인다. 감정을 숨긴 채 꾸미거나, 단서를 붙이는 버릇도 순수하지 못하다.


내가 원래의 본성을 따라, 회사원이길 그만두고 프리랜서의 삶을 살아간다면, 떨어지는 통장 잔고와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을 맞딱드릴 수 있고, 애써 상황을 모면하고자 스스로에게 허언증을 날릴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마음이 순수할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 원하는만큼 그림 그리기

냥이들 때문에 집에서는 도저히 노노. 사실은 작업실 만들 여유도 없음. 옥상에서라도 그려야지. 스튜디오가 생기면 좋겠다!


-롱디 전시/책

이 감정의 쓰나미들을 독립 출판할 수 있을까? 시중에는 롱디라는 주제의 책이 딱히 없다. '좋지 않으니, 아예 시작하지 말아라'는 너무 무서운 말이다.


-next 그림 주제 '공황장애'.

회사원의 30%가 공황장애라는데... 공'항'장애 말고.


-멍 때리기 책/웹툰 연재.

나도 웹툰 작가가 될 수 있다!! 공모전 기웃거리기. 유나랑 같이 뭔가 그려보기


-타로 컬러링북


- 데미안 타로카드 만들기


-문화활동가

팡팡팡연구소, 문화가 있는 수요일 참여

팡팡팡 멤버십 프로그램 만들기.


-브런치 글들을 책으로 엮을 수 있으려나?

이렇게 솔직한 글들이 어딨나~


-내 행복을 줄이지 말기

꾸준한 수입이 들어오진 않지만, 나는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맛있는 커피 가루를 계속 사마시면 좋겠다. 여행가고 싶으면, 경비계산하지 말고 고고!


-바빠도 수영 시간을 거르지 말기. 제대로 맘껏 호흡하고 몸을 쭉 펴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겠지.

회사는 사실 매일 보는 얼굴들이기에, 뭔가 꾸준히 보게 되고 외롭지 않다. 낯선 만남에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 열기.


-타이밍을 잡자!


-'한번 해볼까?'는 없다. 하거나 하지 않거나!


-혼자 있을 때 습관처럼 귀 파지 말기.


-꾸준히 움직이고 돌아다니기

도서관, 미술관, 워크숍 등


- 잘 먹고, 집 청소도 재밌게 하기


- 내년에 가는 그 곳으로, 준비하기


이렇게 준비해보고 있다. 꿈꾸는 걸 다 이루겠다는 걸 증명하려 이러는 게 아니다. 필터링하지 않은 리스트까지 넣으면 백 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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