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 글쓰기를 '개척'하기까지

브런치스토리 누적글 50개 달성을 기념하며

by 샤를마뉴

안녕하세요. 샤를마뉴입니다. 스스로 축하할 일이 있어서 간단히 글을 올립니다. 이제 제 브런치스토리에는 50편의 글, 3개의 시리즈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글 10편 쓰는 것도 시험에 들게 했는데, 어느덧 50편이 쌓이니 큰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모든 대업(大業)은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고 하죠. 작은 일을 꾸준히 해내면, 시간이 지나 대업이 됩니다. 글쓰기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쓰기의 핵심 주제인 역사교육은 중요성과 시의성 모두 있는 주제입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에서도 한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추는 것을 강조하고,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역사 교과서가 새롭게 제작되면 그와 관련한 뉴스 기사도 제법 쓰입니다. 역사는 엄연히 교육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교육에는 '고질병'과도 같은 문제 또한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입지는 좋지 않고, 편협합니다. 역사학과도 현실 앞에선 무력한데, 역사교육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의 역사교육은 구색만 겨우 갖춘 실정입니다. 역사를 교육과정의 하나로 편성은 했지만, 딱 그 정도입니다. 역사교육의 실효성을 늘리는 수단은 여러모로 부족합니다. 그 수단에는 비교과 활동, 교육문화, 교보재 등등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의 필자도 역사를 수업으로는 배우는데, '수업의 연장선으로 남길 만한 것', '수업 이상의 경험으로 남길 만한 것'은 지극히 부족했습니다.

역사교육의 입지가 좁은 건 편협함과도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사만 중시합니다. 한국사의 중요성이나, 한국사를 좋아하는 사람을 깎아내릴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큰 의미의 역사는 한국사만 있지 않습니다. 중국, 일본에도 역사가 있고, 서양에도 역사가 있고, 우리나라가 별로 관심을 안 가지는 아프리카, 아메리카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역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갖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많이 만나고, 다른 지역을 많이 여행하면 견문이 넓어지듯이,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를 보는 안목이 넓어지면, 써먹을 수 있는 공식이 우후죽순 생겨납니다. 요리 레시피와도 같습니다. 어떤 재료든, 양념이든 척척 다루는 요리사에게는 존경이 따라오죠.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 역사교육은 편협합니다. 세계사 교육은 죽기 직전입니다. 편협함의 영향이 대학에도 파급되었습니다. 많은 대학 사학과의 교육과정도 한국사 위주로 편성되고, 학생들도 한국사 이외의 역사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학문의 보루인 대학에서 이런 광경을 목격한 필자는, '우리나라 역사교육의 편협함이 그 원인이지 않을까?'라며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역사교육의 고질병은 '무관심'입니다. 모든 사람은 교육을 받고 자라지만, 교육 자체를 능동적으로 탐구할 기회는 생각보다 없습니다. 그것을 탐구하는 사람은 전문가가 됩니다. 교육학자, 교사가 대표적이죠. 그러니 대중의 시선에서는 교육이 현학적인 대상으로 보여지기 마련입니다. 역사가 교육 앞에 붙으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는, 관심을 가질 만한 역사교육 관련 글, 콘텐츠는 딱히 없었습니다. 역사교육이 중요성, 시의성이 있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순이 존재합니다. 모름지기 어떤 문제의 해결은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그 관심이 꼭 '다수의 관심'이어야 필요는 없습니다. '소수의 관심'도 때론 세상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제 브런치스토리가 존재하는 이상, 역사교육은 더 이상 무관심의 대상은 아닐 것입니다.

사학 전공자가 얘기하는 역사교육, 이것이 초지일관의 제 글쓰기입니다. 저도 교육 전문가는 아니지만 교육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교육은 누구나 논의할 수 있는 주제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도전적으로 교육에 대한 글쓰기를 진행해 왔습니다. 당연히 그 도전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저는 여기에 많은 글을 썼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구독자, 글들의 평균 조회수, 라이킷이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글을 읽는 사람, 조용히 라이킷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 정도면 제 글쓰기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된 셈입니다.

지금까지 쓴 세 시리즈는, 필자가 평소 가지고 있는 역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같은 듯 다른 방법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새롭게 바라보는 역사교육 문제>는 세계사 교과목 소외 현상, 수능 역사를 대비하는 수험생들의 열악한 사정 등 기존 역사교육에 대한 비판에 초점을 뒀고, <교육으로 가는 역사학 내비게이션>은 역사교육의 실효성을 늘리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완성한 <제3지대 역사교육 Note>는 필자가 직접 '실천한' 사교육 업계에서의 역사교육 경험을 풀어냈습니다. 이 경험이 제3의 역사교육 담론을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확장'은 쉽지 않습니다. 다루는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그렇겠죠. 최근에는 조회수, 라이킷도 지지부진해서 글쓰는 동기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고요. 그렇다고 조회수, 라이킷을 위해 자극적인 글을 쓰는 것도 싫습니다. 요즘은 '내 생각을, 내 언어로 쓴 글'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후속 시리즈 아이디어로는 해외여행 기록(10월 말에 유럽을 여행할 예정입니다.), 서평이 있는데, 이것도 흔한 주제여서 어떻게 독창성을 가미할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됩니다. 확장이 앞으로 제 브런치스토리의 여정을 견인하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선은 50편의 글, 3개의 시리즈를 축적해 역사교육 아카이브를 만든 것에 만족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일, 고민은 또 어떻게든 흘러갈 것입니다. 성원을 보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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