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본 조선, 세계사가 되다

『하멜 표류기』개관

by 샤를마뉴
『하멜 표류기』책 표지

책 정보

저자: 헨드릭 하멜(Hendrik Hamel, 1630~1692)

제목: 『하멜 표류기』

옮긴이: 신동운

출판사: 스타북스

발행 연도: 2020년

쪽수: 175쪽

가격: 9,000원(교보문고 정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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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개관

만약 여러분이 '당연히 귀국할 줄 알고' 해외여행을 갔는데, 귀국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황스러움을 넘어 무서울 겁니다. 특히 언어장벽 문제로 크게 골머리를 앓아야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타국에서 귀국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면 난처한데, 옛날이라면 더더욱 난처했겠죠? 이 글에서 소개할 『하멜 표류기』의 저자인 하멜이 그런 상황을 겪었던 사람입니다.

유럽은 신항로 개척 이후 여러 세계로의 진출을 꾀했습니다. 아시아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유럽 각국은 아시아로의 진출 및 교역을 위해 조직을 결성하는데, 그것이 동인도회사(East India Company)입니다. 영국을 필두로 하여, 이후 유럽 각국이 앞다퉈 동인도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영국 다음으로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국가입니다(영국 동인도회사는 1600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1602년에 설립). 이처럼 유럽인이 직접 아시아에 당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과는 직접적인 연이 없었습니다. 조선이 쇄국 정책을 외교 기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경로.png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무역 네트워크 [출처: https://theartisticnautilus.wordpress.com/2014/04/29/the-dutch-east-india]
하멜 표류 경로.jpg 하멜 표류 경로 [출처: https://www.kmfa.gov.tw/ArtAccrediting/English/ArtArticleDetail.aspx?Cond=a7726d9e-54]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선원이었던 하멜은 본래 조선을 방문할 목적이 없었습니다. 그의 일행이 하달받은 임무는 대만의 신임 총독으로 임명된 레세르(C. Lesser)를 임지에 데려다준 뒤, 일본 나가사키를 경유했다가 귀국하는 것이었습니다(위의 책, 프롤로그). 그런데 일본으로 가는 과정에서 풍랑을 만나 제주도에 표착하게 되었습니다. 타고 갔던 배는 부서졌으니 돌아갈 수도 없었고, 조선 사람하고는 말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하멜 일행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러한 문제점으로 돌아가기 어려웠습니다. 몇 번의 탈출 시도를 거듭한 끝에 13년 만에 조선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해외를 갔다가, '당연히 귀국할 줄 알았던' 하멜은 표류로 인한 뜻하지 않은 조선 방문으로 고난을 겪었습니다.

여행을 갔다가 뜻하지 않은 불상사를 겪으면,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하멜이 조선에서 표류했던 걸 기록으로 남긴 목적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13년이라는 시간을 타국에서 뜻하지 않게 날려버렸으니, 보상받지 않으면 정말로 억울하겠죠? 그는 '13년 간 동인도회사 소속으로서 받아야 할 봉급' 을 위해 표류기를 증빙 자료로 남긴 셈입니다. 하지만 표류기는 하멜이 본래 표류기를 썼던 목적 이상으로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표류기가 출간되어 널리 읽히면서 유럽인에게는 생경한 조선을 알아가는 마중물, 한국인에게는 조선을 '외국인 관점에서' 색다르게 바라보는 거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분량도 적고, 내용 자체도 어렵지 않아서 하루면 읽을 수 있습니다. 가볍게 읽어도 되지만, 이어지는 세부 내용 소개에서 이 책과 관련한 역사적 배경, 비판적으로 살펴볼 점, 한국에서 『하멜 표류기』가 수용된 과정을 다루며 더 얻어갈 포인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