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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Jun 02. 2020

미친 듯이 탐하고 원한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가진 것이 많고, 높은 성취를 이룬 사람을 보면 미친 듯이 부러웠고, 빈털터리인 내가 부끄러웠다. 내 자존감을 세울 방법은 아무 데도 없었다. 그저 원하고 바라기만 했다. 나는 자본주의 먹이사슬의 밑바닥에 있었다.


내세울 것이 없던 시절, 돈을 벌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일은 몸 쓰는 일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학교 방학 때나 휴학 때 세차장과 주유소, 공장, 식당에서 일했다. 힘든 노동의 결과는 겨우 최저 시급. 나는 조금 더 풍족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스펙을 쌓았다. 실력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주변에 실력에 대해 말해줄 사람도 없었다. 그저 내 삶의 목표는 대기업 입사. 그것을 위해 대학생활의 젊음을 바쳤다.


회사에 입사한 후에는 실력을 키워야 했다. 어쭙잖은 학점과 토익은 회사 업무를 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엑셀과 파워포인트 책을 사고 사이버 교육을 듣고 늦게 남아서 혼자 연습했다. 실전에서 업무를 할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면서 배울 수밖에 없었다. 대학시절 부족했던 상식과 독서도 시작했다. 부족한 부분이 보이고 다시 부끄럽기 시작했다. 나의 삶은 채워야 할 것이 많은 허허벌판이었다. 회사에 입사하면 괜찮은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여전히 제일 밑바닥 애처로운 인생이다.


내 인생은 채워도 채워도 빈 곳이 너무 많았다. 그저 남들처럼 살고 싶은데 그게 좀처럼 쉽지 않다.


나는 판타지를 꿈꿨다. 노력 없이 대단한 능력이 생기고, 로또 같은 행운이 오기를 꿈꾼 적도 많다. 하지만 꿈에서 깰 때 너무 초라했다. 나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없다. 그저 미친 듯이 탐하고 원해야 겨우 발전의 흔적을 좇을 수 있다. 성취가 빠른 이들을 질투했다. 내 노력이 다른 사람들의 타고난 재능에 뒤쳐지는 경우가 참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더 빨리 뒤처질 것을 알기 때문에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내 능력에 한계를 보았다. 노력해도 글쓰기 실력과 말하는 방법은 배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숫하게 많은 책과 사이버 강의를 보았지만 내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글쓰기와 말하기는 재능이 전부라고 변명하고 감히 탐하지 조차 못했다.


몇 달 전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내 글에 호응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의지가 아니라 재미로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을 정도로 즐거웠다. 조금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어느새 글쓰기에 빠져드는 나를 발견했다.


이제 글 잘 쓰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도 그들처럼 좋은 글과 감동을 주는 멋진 글을 쓰고 싶다. 이제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성취는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할 거라 믿으며 매일 글 쓰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나는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미친 듯이 탐하고 원한다. 발전이 보이지 않은 정도로 느린 발걸음이지만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믿으며 글쓰기에 탐닉한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글쓰기 #작가 #열정 #노력 #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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