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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Jul 01. 2020

취미로 하는 건물주

소통하는 건물주? 호구 건물주?

※ 취미: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나는 취미로 건물주를 하고 있다. 취미로 건물주를 한다는 말은 돈을 벌지 못 한다는 말이다. 건물주라면 세입자로부터 많은 월세를 받고 시간도 남아서 골프 치고 사우나를 가는 환상적인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생활을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 세입자들의 요청이라던지 VOC를 스스로 처리하고 있다.


취미로 건물주를 한다고 말하고 싶은 이유는 돈을 벌지도 못하는데 기쁘지도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해서 일까? 나는 보통의 건물주와 달리 세입자들과 자주 소통하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 내가 세입자들과 소통한 것들에 대해 공유해본다.


1. 명절에 선물세트 보내기

건물 인수 후 2년 동안 살고 계신 세입자 분들께 명절에 선물세트를 보냈다. 상상외로 반응이 좋아서 행복했지만 세입자분들이 자주 바뀌면서 의욕을 잃어 더 이상 일괄로는 선물을 보내지 않는다.

명절 선물에 고마움을 표시해주신 세입자


2. 선물 보내기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한 분들께는 감사함의 표현으로 별도의 선물을 보내드리고 있다. 이미 계약이 끝난 상태기 때문에 선물을 보내는 것이 나에게 이득이 되지는 않지만 선물을 반겨주시는 세입자분들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남는 침대를 드리고, 인터넷으로 토퍼를 사서 보내드렸다.


테라스를 꾸미는 세입자에게 야외용 의자를 보냈다.


3. 필요한 수리 빨리 대응하기

세입자분들이 살면서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불편한 마음으로 나에게 연락한다. 그럴 때면 나는 최대한 친절하게 답변하고 빨리 조치를 취한다. 문 손잡이 교체, 변기 커버 교체, 문 상태 이상과 같이 간단하지만 처음 해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일들을 내가 직접 처리해드렸다.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많아 조치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실 링크만 보내면 되지만 나는 직접 가서 조치하는 것을 선호한다. 나의 이런 행동에 세입자가 만족하고 기분이 좋아지길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새로 이사 온 세입자를 위해 조치한 내용



4. 소모품 교체해주기

전등의 경우 수명이 다하면 보통 세입자가 자비로 교체를 한다. 그러나 나에게 연락 오는 경우 내가 자비로 교체해준다. 전등 교체는 내가 실력이 없어서 근처 조명 집에 의뢰하고 비용을 내가 부담하고 있다. 조명 교체비용을 처리해주면 세입자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그런 세입자의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다.


조명 교체 비용 후 돈을 지불한 내용


5. SNS 만들기

세입자들과 좀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최근 SNS를 만들었다. 아직 만든 지 일주일이 되지 않아 부족하지만 점차 소통의 양을 늘릴 것이다.


https://www.instagram.com/p/CB-6EZOJTMF/?igshid=1e60qw5wxvs2t

 


6. 건물 꾸미기

세입자들이 건물의 가치를 더 높게 느끼고 만족감을 게 하기 위해 고민을 했다. 여러 조언을 바탕으로 일단 옥상에 신경 쓰기로 했다. 투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옥상을 루프탑 카페처럼 꾸며 세입자들이 가끔 올라와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 계획을 지금 하나씩 실행 중이다. 인조잔디를 이번 주에 설치하고 그 후 조명과 야외용 가구를 들일 것이다. 세입자들이 내 건물에 사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옥상을 꾸미기 위한 인조잔디 계약서 (금주 시공 예정)




나는 건물주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 이것저것 비용을 빼고 1년을 계산하면 마이너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시작한 건물주라는 일을 대충 하는 것이 부끄러워 세입자들의 요청을 들어주고 세입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내 건물의 경우 50% 이상 세입자들과 재계약을 하고 나머지 분들도 이사하는 것을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다. 세입자들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소통하는 나는 비록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해도 취미로 건물주를 하는 행복한 사람이다.


#건물주 #원룸 #투룸 #이에스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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