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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Jul 14. 2020

세입자를 위해 꾸민 루프탑

호구 건물주

나는 요즘 건물 옥상을 루프탑으로 꾸미고 있다. 이 루프탑은 세입자를 위한 장소이고 그들이 경치를 즐기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쉴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이 을 꾸미기 위해 1년 동안 건물에서 나오는 수익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했고 내 여유시간을 사용했지만 아깝지가 않다. 내 건물에 거주하는 세입자에게 예쁜 루프탑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루프탑을 꾸미는데 들인 금전적, 시간적 비용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인조잔디 시공 후 사진


세입자에게 루프탑이라는 공간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옥상에 잔디만 깔아 두고 의자 몇 개 놔두려고 했는데 욕심이 생겨서 소파 세트를 두고, 건물 입구에 간판을 설치하고, 옥상 조명을 설치하고, 파라솔을 둔 다음 다시 여러 야외 가구들을 구매해둔 상태다. 점점 달라지는 루프탑을 보며 조금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이제는 포토존까지 꾸미려는 계획을 세웠고 현재 제작 중이다.


옥상 조명과 입구 간판을 설치한 모습


인터넷을 찾아보면 루프탑 카페, 루프탑 술집은 많지만 일반 원룸이나 투룸 건물의 옥상을 루프탑으로 꾸미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는 해안가를 제외하면 루프탑 카페조차 드문 실정이다.


사실 옥상을 루프탑으로 활용하려는 마음은 건물 계약 때부터 품고 있었지만 금전적 문제와 개인적인 방황의 시기가 겹쳐 진행하지 못했다. 이제 그동안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돈을 모아 건물 옥상을 꾸미고 있다. 옥상이 조금씩 변할수록 세입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입자들의 인스타그램에서 그들이 루프탑을 보며 좋아하는 것을 보니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시장의 논리를 따르면 투입된 자본 대비 이익의 증가는 필수지만 내 루프탑 투자는 자본 투자에 따른 예상되는 즉각적인 이득이 없다.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공실이 생겼을 때 빨리 세입자를 찾는 것뿐이다.


소파세트와 파라솔과 조명


그럼에도 루프탑을 꾸미는 이유는 내 집에 사시는 분께 코로나로 여행을 가기도 힘든 시기에 예쁘게 꾸며진 루프탑에 앉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기 때문이다. 내 건물에 살고 있는 세입자에게 루프탑이라는 매개체로 주변 지인과 마음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런 내 바람이 루프탑에 조금씩 녹아들고 있다.


야경과 조명


내 건물에 살고 있는 세입자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꾸미고 있다. 나는 눈앞의 돈을 좇기보다는 세입자들이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다. 점차 예뻐지는 루프탑만큼 그들의 행복도 커졌으면 좋겠다.


#루프탑 #옥상 #원룸 #투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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