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품질관리기술사이자 데이터 분석가이고 통계책 저자에 이웃수 4천 명 블로그에 통계와 데이터 분석에 대해 글을 쓰는 직장인입니다.
얼핏 보면 대단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저는 평균이하의 능력을 가진 직장인입니다.
운 좋게 대기업에 입사해 행복했습니다. 부모님과 주변 친지께 많은 축하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회사에서 업무를 할수록 주변 선배, 동료들과 많은 비교가 되었습니다.
저는 몸으로 하는 일에 소질이 없습니다. 현장의 문제점을 보거나 문제를 파악할 때 기계를 조작할 일이 가끔 있는데 제가 기계를 만지면 늘 문제가 생기고 다시 정상화시키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품을 만질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망가지거나 제대로 쓸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생겼습니다. 제품을 옮기다가 길바닥에 쏟아 부서의 중요 프로젝트였던 테스트를 망친 경험도 있습니다.
이런 저의 실수가 반복될수록 스스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이런 저와 달리 동료들과 선배님들은 저보다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도 주변동료와 비슷한 능력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통계와 데이터 분석이었습니다.
제가 입사하던 당시 식스 시그마 교육이 많이 이루어졌고 부서 필수교육으로 지정되어 자연스럽게 통계와 품질 수업을 들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설비를 다룰 때와 달리 데이터 분석을 할 때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고, 가끔 좋은 성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피드백들이 쌓이기 시작할수록 저는 데이터 분석에 집중했고 관련 업무들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서 내 통계와 데이터 분석을 잘한다는 소문이 돌고, 부서원들은 데이터 분석 관련 궁금한 일이 생기면 저에게 문의하곤 했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제게도 상대적으로 조금 나은 데이터 분석 능력이 있는 것을 알고 난 후 자연스럽게 그것에 집중했고, 나름의 성과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부서 교육 정도만 들었지 외부 교육이나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제 데이터 분석 능력은 남들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4차 산업혁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용어가 뉴스와 주변을 통해 저에게 들려왔습니다. 통계를 넘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결합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워서 제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중요한 세 가지가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도메인 지식, 통계 지식, 코딩 능력입니다.
저는 10년 이상의 회사업무를 통해 충분한 도메인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식스시그마에서 배운 통계 지식이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필요한 것은 머신러닝을 구현할 수 있는 코딩능력이었습니다.
머신러닝을 포함한 데이터 사이언스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회사 업무를 하면서 공부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도중 회사 교육 공고를 봤고 그 당시 그룹장님께서 승인해 주셔서 교육받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 과정은 6개월 동안 AI,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을 배우고 실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게다가 회사 업무를 하지 않고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정규 교육 시간과 교육을 마친 후를 포함한 하루의 대부분을 코딩과 데이터 분석 공부를 하며 보냈습니다.
6개월이 흘러 부서로 돌아가니 저에게 새로운 업무가 주어졌습니다. 제가 교육받으러 간 사이 데이터 Transformation, 자동화가 대세가 되었고 부서 내 그 일을 할 사람이 필요해 제가 선정되었습니다.
해당 업무의 영속성을 장담하지 못해 전담으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지는 못했고 기존 업무와 반반 수준으로 업무를 했습니다. 그렇게 업무를 진행하며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저의 능력을 다시 돌이켜봤습니다. 예전과 달리 머신러닝 관련 지식이 늘었기 때문에 이제는 통계 관련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그 당시 그룹장님의 조언으로 품질관리기술사를 공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그분은 늘 부서원들에게 누구든 좋으니 품질관리기술사 자격을 획득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품질관리기술사는 제조업 기반의 회사에 필요한 다양한 품질기법과 통계, 데이터 분석에 관련된 내용을 준비하기에 딱 맞는 과정이었습니다. 몇 달간의 고민을 통해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루 4시간 주말 12시간을 공부한 결과 준비한 지 3개월 만에 필기에 합격했고, 면접도 높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품질관리기술사 공부를 하면서 배웠던 다양한 지식과 통계 능력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발전할 수 있었고 이제는 상대적으로 코딩능력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 부족한 코딩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지금은 Class 101, 인프런, 패스트 캠퍼스에 있는 코딩 교육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대외 활동으로는 한국 최대 데이터 분석 모임인 Kaggle Korea에서 진행하는 데이터 분석 스터디의 리더로 활동하며 팀원들과 머신러닝에 대해 1회/주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어진 식스 시그마와 통계 교육을 통해 데이터 분석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지식이 바탕이 되어 데이터 분석과 통계에 상대적으로 재능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 화두에 오를 때 회사의 도움으로 머신러닝과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정책과 방향이 시대의 변화에 맞게 따라가고 있는 것을 확신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발전과 능력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고요. 저는 그런 회사 정책의 도움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제 상사셨던 그룹장님들의 도움으로 좋은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었고, 그분들의 인사이트로 품질관리기술사를 준비해 결국 기술사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팀 내부 시스템 모듈에서 Technical Leader로 일하고 있으며 전업으로 데이터 분석과 Spotfire 자동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개인의 발전과 업무가 일치하는 덕업일치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힘든 난이도의 업무는 곧 저의 성장을 의미하고 그 난이도 있는 업무의 성공을 위해 업무 시간과 자유시간을 가리지 않고 발전을 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 일이 스트레스가 아닌 성장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일을 하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퇴사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지금의 회사생활이 저의 미래를 위한 준비이자 제 발전을 위한 최적의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업무의 스트레스가 오히려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제 능력 발전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제 실력을 높이고 다시 업무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기 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운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상사분들의 도움과 진심어린 조언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별볼일 없는 제가 달팽이처럼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도 저처럼 회사에서 덕업일치의 행복감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