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수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2022년이었다.
마흔을 관통하는 시기였고, 1년의 백수 생활을 하던 때였으며, 코로나 시기로 외부활동보다는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던 때였고 그래서 집과 카페 한 곳만 오고 가며 한량의 시간을 보내던 때였다.
마흔이라는 나이 때문이었는지 백수 생활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당시 인생과 직장에 대해, 그리고 그 안에서 얽혀 있는 수많은 관계에 대해 끝나지 않는 고민과 성찰이 있었고 성경책으로도 받지 못하는 위로를 최갑수 작가의 책을 통해 받았다. 이 무슨 불손일까.
2022년 이후 지금까지 작가의 책 열네 권을 읽고, 재독하고 나니 본 적도 없는 작가와 내적친밀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의 댓글을 통해 인사까지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실제 볼 일은 없겠지만 여행작가인 그분이 언제라도 내가 사는 이곳의 근처에 온다면 커피 한잔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했다.
이 바람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열망 때문이기도 할 텐데 여행, 사진, 작가 이 세 가지를 업으로 살고 있는 작가의 삶에 대한 부러움이었을 테다.
기막히게 좋은 것은 여행에세이가 아닌 작가가 살아오면서 축적된 내용을 기록한 지침서와 같았다.
여행작가가, 사진작가가 살면서 느낀 일상의 노하우를 기록하였는데 여러 철학적인 책 보다 잔잔하게 다가오는 메시지가 주는 편안함이 좋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일들이 매일 일어나는 것, 그것이 여행이고 인생이죠. 뒤돌아보세요. 당신의 여행과 인생이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웠는지 알게 될 테니까요.
최갑수
누가 실수를 하더라도 일일이 지적하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뭔가 사정이 있겠지, 잠깐 착각했나 보다 하고 여기면서 모른 척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그릇된 행동을 할 때가 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와 길을 찾는답니다. 품위는 적당한 무관심에서 나오는 법이죠
최갑수
살다 보면 도망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대면하여 돌파보다, 진격하여 공격하기보다 도망과 후퇴도 필요한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서看書 책을 소리 내어 읽지 아니하고 눈으로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