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나란 무엇인가

by charles


출퇴근을 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요즘 유튜브로 짧은 영상들을 보고는 하는데, 그중 하나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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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산다. 날아가는 마음을 억지로 당겨와, 억지로 산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드라마 속 이지안은 살아내었지만 현실의 박동훈은 이 세상에 없고, 직장과 가족, 동네 친구의 수많은 관계 속에 엉키고 설켜서 나란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드라마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저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드라마를 시청했는데, 다시 보는 드라마는 어른이 되기 전 나란 어떤 존재인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십 년 전 히라노 게이치로가 쓴 책 나란 무엇인가에서 말하는 '나'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적 단위인데, 스스로 존재할 수 없으며 타자와의 상호작용에서 각기 다른 모습들이 나타나는 또는 행동하는 이유로 '분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은 낯선 것이 아니며, 상대마다 달라지는 독립적인 실체가 있는 '나'로 정의한다. 역할 모범으로서 아들의 모습과 아버지의 모습, 후배와 선배의 모습,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의 모습 등 각각의 모습이 다르며 그것은 내 안에 존재하는 모든 분인으로서 모두가 나라고 설명한다.


폴 투르니에의 인간이란 무엇인가에서 다루는 인간이 생물학적 관점이었다면 히라노 게이치로가 다루는 나는 행동학적 관점으로 사뭇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



그래서,

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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