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14.(수)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그 주에 아버지의 짐을 정리하셨다.
침대를 교체했고, 식탁을 버렸으며, 많은 양의 옷을 굿윌스토어에 기부했다. 살아생전 즐겨하시던 캠핑 용품과 낚시 용품을 버리거나 매형 네에 나누었고 거실의 소파와 TV 위치를 바꾸셨다. 수십 권이나 되는 사진이 담긴 앨범에서 버릴 사진과 보관할 사진을 구분하여 재정리하였고, 그 일정 속에 나는 사망신고와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를 진행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방법으로, 나는 나의 방법으로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아버지의 흔적을 조금씩 닦아내고 있었다.
짧은 장례의 일정을 마치고 아버지의 장례와 유가족 위로의 방법으로 들어온 부의금은 온 가족의 어린 자녀들까지 포함한 인원수 대로 나누었고 손주들은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현금을 받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꽤 오랫동안, 그래봤자 오십일이지만, 아버지의 핸드폰을 정리하지 못했는데 최근 제때 해지하지 못한 아버지의 핸드폰 번호와 기기의 위약금을 납부함으로써 아버지의 유품은 일단락 정리가 되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으셨던 아버지는 추모 프로필조차 할 수 없었고, 아버지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던 상대방들에게는 그제야 아버지가 사라졌다.
2026년, 아이폰 15프로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내게, 5년 전에 출시된 아이폰 13 일반 모델의 사용이 만족스러울까 싶었지만 나는 어머니께 아버지의 핸드폰을 요청했고 그날 밤 유심과 데이터를 옮겨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었다. 어머니께서는 핸드폰을 건네시며 사진첩을 열어 보여주셨는데 평소에 보내드렸던 두 딸의 사진이 한가득이었고, 다른 손주들의 사진보다 유독 네 딸들의 사진을 더 보시면서 시간을 보냈노라고 말씀하셨다.
핸드폰을 쥔 채 그렇게 엄마와 나는 또 눈물을 쏟아냈다.
시간이 흘러 이 기기도 사용하지 못할 때가 올 텐데 그때까지라도 아버지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매일 손에 쥐게 될 핸드폰은 꽤나 괜찮은 유품이 되었다.
애도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문득 솟는 그리움과 뒤늦은 감사,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천천히 정리해 가는 과정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