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스포츠 도시로의 성장
최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컨벤션에 참석하여,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부동산 파트 담당자 친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 라스베가스가 과거의 모습을 벗어나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라스베가스가 전통적인 카지노와 쇼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도시에서 벗어나 북미를 대표하는 종합 스포츠 도시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프로 스포츠 팀 유치와 인프라 확장을 통해 라스베가스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관광지나 도박의 상징이 아닌,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주목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라스베가스의 스포츠 산업에서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는 프로야구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Oakland Athletics)의 연고지 이전이다. MLB 소속 애슬레틱스는 오클랜드를 떠나 2028년까지 라스베가스로 이전할 계획을 확정지었다. 이 새로운 야구장은 스트립 인근의 트로피카나 구역에 위치할 예정이며, 라스베가스의 관광 산업과 스포츠 산업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 인해 라스베가스는 NFL, NHL에 이어 MLB까지 보유하는 도시가 되어, 북미 4대 스포츠 중 세 종목의 팀을 보유한 중요한 스포츠 도시로 자리잡게 되었다.
애슬레틱스는 지난 12월, 라스베가스 스타디움 권한과 임대, 비이전, 개발 및 지역 사회 혜택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후, 2025년 2분기 중에 착공을 시작할 예정이다. 1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33,000석 경기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Bjarke Ingels Group (BIG)과 HNTB가 설계하며, 2028년 개막일에 맞춰 애슬레틱스가 새 경기장으로 이사하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라스베가스가 스포츠 도시로서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 지역의 경제와 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라스베가스의 다음 목표는 NBA 팀 유치이다. 현재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재정 문제와 구단 운영상의 이유로 라스베가스로의 이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NBA 사무국도 라스베가스와 시애틀을 차기 확장 또는 이전 대상 도시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만약 라스베가스가 NBA 팀까지 유치하게 된다면, 라스베가스는 명실상부하게 북미 4대 프로 스포츠를 모두 보유한 완성형 스포츠 도시로 도약하게 된다.
라스베가스는 이미 NFL 라스베가스 레이더스와 NHL 라스베가스 골든 나이츠를 통해 스포츠 시장에서 성공을 입증한 바 있다. 2020년, 레이더스는 오클랜드에서 라스베가스로 연고지를 옮기며, 스트립 남쪽에 위치한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일마다 관광객과 지역 팬들로 가득 차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골든 나이츠는 2017년 창단 이후 첫 시즌부터 스탠리컵 파이널에 진출하였고, 2023년에는 창단 6년 만에 NHL 스탠리컵 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NHL 역사상 매우 빠른 우승 중 하나로 기록되며, 하키가 라스베가스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잡았는지를 보여준다.
라스베가스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공존하는 도시로서 차별화된 장점을 지니고 있다. T-Mobile 아레나 와 Allegiant 스타디움 같은 대형 스포츠 인프라는 대규모 콘서트와 다양한 행사도 유치하며, 스포츠 경기 외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까지 아우르고 있다. 특히, 최신 기술이 접목된 공연장 스피어(Sphere)와 같은 시설이 더해지며, 스포츠 관광객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관광객들이 찾는 복합 문화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이전 확정, NBA 팀 유치 가능성, 그리고 이미 성공을 거둔 NFL과 NHL 팀들이 존재하는 라스베가스는 이제 '카지노의 도시'를 넘어, 스포츠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라스베가스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독특한 매력으로, 앞으로 북미 스포츠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대형 투자회사들의 전략적인 투자와 지역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는 라스베가스를 더욱 뜨겁고 활기찬 도시로 만들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스포츠 시장에서도 라스베가스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