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와 도전이 공존하는 캐나다의 소매 시장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 기업인 Nordstrom과 Target은 북미 시장에서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내의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다. Nordstrom은 고급 백화점으로서 프리미엄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Target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다양한 상품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캐나다 시장에서는 뚜렷한 실패를 경험하며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뒤 철수했다.
반면, Costco와 Walmart는 철저한 전략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같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이 대조적인 사례는 시장 이해 부족과 전략적 실수가 기업의 운명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그리고 성공적인 국제화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Target은 2013년 캐나다 시장에 진출하며 단기간에 133개 매장과 3개 물류센터를 동시에 오픈하는 대규모 확장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이 급격한 접근은 공급망 관리 실패로 이어졌다. 또한 미국보다 높은 가격에 소비자들은 실망을 했고, Target의 핵심 경쟁력인 ‘가성비’가 무너지며 브랜드 신뢰가 급락했다. 결국 2015년, 진출 2년 만에 약 25억 달러의 손실을 안고 철수했다. Target의 실패는 과도한 확장과 철저한 시장 조사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Nordstrom은 2014년 고급 백화점 시장을 겨냥해 캐나다에 진출, 10년간 13개 매장을 점진적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신중한 접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캐나다 소비자들의 쇼핑 습관을 간과하고, 미국에서 성공한 고급 브랜드와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 문제였다. 캐나다의 고급 소비층은 예상보다 작았고, 현지 경쟁자인 Holt Renfrew에 비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다. 충분한 시장 테스트 없이 매장을 늘린 점도 실패를 가중시켰다. 결국 2023년, Nordstrom은 약 5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며 모든 매장을 폐쇄했다.
두 기업의 공통된 실패 요인은 캐나다 시장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 성공 모델을 그대로 적용한 데 있다. Target은 공급망과 가격 정책 실패로, Nordstrom은 소비자 요구와 시장 한계를 간과하며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
반면, Costco와 Walmart는 캐나다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Walmart는 1994년 진출 이후 현재 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Costco는 1985년 회원제로 시작해 현재 11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며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Walmart와 Costco의 성공은 명확한 가치 제안과 일관성, 점진적이고 전략적인 확장, 그리고 지역 맞춤형 접근이라는 전략이 조화를 이룬 결과이다.
Walmart는 저렴한 가격과 효율적인 물류로 최저 가격 (Everyday Low Price) 슬로건에 대한 약속을 지켜가며 신뢰를 쌓았고, Costco는 대량 구매와 저마진 고품질 전략으로 가격 대비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했다. 두 기업은 미국에서의 강점을 캐나다에서도 효과적으로 유지하면서 점진적이고 전략적인 확장을 이루어 왔다. Walmart는 Zellers의 122개 매장을 인수하며 초기 리스크를 줄이고 점진적으로 성장했고, Costco는 시장 수요를 확인하며 천천히 매장을 늘렸다. Target의 무모한 확장과 달리, 이들은 안정성을 우선시하였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며 캐나다인들의 소비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적응했다. 그리고 지역 맞춤형 접근 방식을 통화 현지화에 성공하였다. Walmart는 퀘벡의 프랑스어권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등 지역별 수요를 반영했고, Costco는 가솔린 할인 같은 실용적 혜택으로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었다.
캐나다 소매 시장은 미국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약 4,000만 명의 인구는 미국의 10분의 1 수준으로 매장당 수익 잠재력이 낮고, 넓은 국토와 상대적으로 낮은 인구 밀도로 온라인 쇼핑의 중요성이 높으며, 높은 생활비로 인해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품질에 민감하다. 영어와 프랑스어 공존, 지역별 소비 성향 차이, 높은 브랜드 충성도도 현지화 전략을 요구하는 요인들이다.
캐나다 소매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의 차이는 단순한 운이나 브랜드 파워가 아니라, 시장에 대한 이해와 유연한 전략에 달려 있었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이나 명성이 아니라, 소비자와의 공감과 적응력이 필수적임을 배울 수 있었다. 캐나다에서의 사례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현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대표적인 예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