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며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그 난해함에 몸서리쳤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 2학년, 그 뜨겁고 무료했던 여름 방학이 카뮈를 생각하면 함께 떠오릅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일련의 공포가 어서 종식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페스트를 집어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내 삶과 페스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삶을 비교해 보는 것도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악명 높았던 전염병의 종식 과정을 통해 작은 희망을 찾고자 함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카뮈는 페스트를 통해 나치즘에 저항하는 대중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은 시절에 따라 달리 읽히는 것이 마땅하므로 저는 온전히 치명적 질병에 대응하는 대중의 연대 측면에서 페스트에 접근했습니다. 전염병의 발전 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대중 심리는 소름 끼치도록 현재와 닮아 있었습니다. 물론 14세기 당시에 비해 시민 의식과 질병을 관리하는 정부 차원의 대처 능력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간의 격리가 필연적으로 조장하는 고립감, 고독감, 유배감, 무기력함에 신음하는 대중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역경을 극복하는 힘은 시민, 대중의 연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만남을 미루며 보건대에 합류하는 기자나 시종일관 환자 치료를 진두지휘하는 의사를 보면서 자발적으로 대구로 향한 우리 의료진들 그리고 전국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봉사하는 의료 관계자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드립니다. 확진자 및 격리 중인 모든 분들의 쾌유도 함께 빕니다.
작중 화자인 의사의 말이 매우 인상적 이서 요약해서 공유해 드립니다. 자꾸 곱씹게 되는 말입니다. “정의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의 구원은 거창한 말이다. 나는 인간의 건강을 위해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