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회복에 도움이 되었던 아이템

허리베개

by 호모디스크

거두절미하고 제가 허리디스크 회복에 도움이 되었던 물품들을 우선순위대로 하나씩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1) 허리베개


가장 도움이 되었던건 허리베개였습니다. 그 어느 질병도 마찬가지겠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디스크회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휴식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수면을 통해 디스크 염증 부위가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론적으로 허리디스크 상태가 가장 좋을 때는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때고, 가장 안 좋을때는 허리를 쓰며 하루를 지내고 저녁에 자기 직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가 발병하고나서부터 가장 힘들었던 것도 잠을 자는 것이었습니다. 허리디스크의 치료와 회복에는 충분한 수면이 가장 도움이 되는데, 정작 그로 인한 통증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수면에 들지 못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끔찍했던 밤이었습니다. 4시간 정도 자고 나면 통증때문에 잠에서 깹니다. 그 자리에서 시간을 보려고, 등에 땀이 차서, 이불을 덮으려고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왼쪽 엉덩이부터 다리로 타고 내려가는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제 경험상 당시 허리디스크 통증이 가장 심할때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일어날때 였고, 허리디스크 통증이 가장 없을 때는 잠을 자기 직전이었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병원을 옮겨 다닐 때 마다 의사선생님들께 항상 하던 말입니다. 진통제를 더 강한 것으로 처방받았었지만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의 강도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습니다. 약을 바꿔도,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도 비슷했습니다.


보통 9시에 자기 시작하면 1시정도 까지는 잘 자다가 일어나서 3시까지 통증을 가라 앉히고, 5시까지 쪽잠을 잡니다. 2시간 정도 잘 수 있으면 다행이고, 이 때 제대로 자지 못하면 하루가 힘듭니다. 하루에 4시간 남짓 자는 날이 연속되는 날에는 반차나 연차를 낸 뒤 오전에라도 더 잤습니다. 저는 7시까지 출근하는 직장인인데, 6시 기상알람을 듣기 전에 항상 깨있었습니다. 기상알람을 듣고 더 자고 싶은데 마지못해 일어나던 과거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이런 고통스럽고 피곤한 일상이 아무런 호전이 없이 5주가 지나갔던 즈음이었습니다. 잠자리가 문제인가 싶어 침대 매트리스를 뒤집어 보기도 했고, 소파매트에서 자보기도 했으며, 다리에 베개를 받쳐서 자보기도 했습니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다리에 베개를 받치는건 도움이 하나도 안되었고, 매트리스도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첫째로는 휴직을 고민했습니다. 4시간이라도 잘 수 있으니, 4시간 자고 4시간 일어나있는 생활을 지속하면 치료가 더 빨리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1달 정도 휴직을 내고 이런 생활을 했던 디스크 환우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휴직은 원칙적으로 무급이고, 급여가 나온다고 해도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4시간 자고 4시간 일어나는 생활이 너무 힘들 것 같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둘째로 수술을 고민했습니다. 탈출한 디스크가 중추신경 정중앙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면 수술이 권장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라면 수술이 권장되기도 합니다. 최근 주변에 수술으로 인해 디스크로부터 회복했던 친구가 둘이나 있었습니다. 단점은 명확했습니다. 수술비가 비싸고, 수술후에 3주정도는 씻지도 못하고 병상생활을 해야하며, 일상으로 회복하는 것은 수술을 하지 않을때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회복하는 것 보다, 수술 후에 충분한 수면을 하며 회복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 였습니다.


찜질기를 하고 누우려고 보니 예전에 사 놓았던 허리베개가 보였습니다. 예전에 한번 사용해 봤는데, 불편하고 땀이차서 베고 자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정선근 교수가 허리디스크 환자가 잠을 자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던 걸 몇 번 씩이나 돌려봤었는데, 정선근 교수도 허리배게를 받치고 자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허리베개를 하고 자 보았습니다.


KakaoTalk_20251026_174427460.jpg 특정 상품에 대해 광고, 후원을 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꼭 이 상품이 아니더라도 효과는 비슷할 것 같습니다.


3월 15일 토요일 오전, 5주만에 처음으로 한 번도 깨지않고 자게 되었습니다. 22시 45분에 잠이 들어서 6시 45분에 깼습니다. 무려 8시간을 계속 잤던겁니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환희를 느꼈습니다. 그 당시 아침에 빵을 사러 가던 길, 만들어 먹던 계란빵과 고기빵도 기억이 납니다.


KakaoTalk_20251026_174427460_01.jpg 8시간 '연속수면'을 기념해 먹던 계란빵과 고기빵


이 얘기를 의사선생님께 드리니 허리베개가 아닌 1주 전 자신이 집도한 스테로이드 주사의 치료효과와 2일전에 바뀐 의약품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웃으며 얘기했습니다. 물론 그랬었을 수도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허리베개의 기여도가 더 컸던 것 처럼 느껴집니다. 스테로이드 주사의 효과는 2주차가 되었을 때 극대화되지만, 1주일 내에 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허리베개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3월 15일에 허리베개를 쓰기 시작했고, 4월 30일부터 허리베개를 쓰지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허리베개가 수면을 방해했습니다. 그러다가 허리가 다시 낫지 않는 것 같아 5월 20일부터 허리베개를 다시 썼고, 6월 20일부터 허리베개를 쓰지 않았습니다. 8월 25일부터 허리가 좋아지지 않아 허리베개를 다시 쓰고, 9월 10일부터 허리베개를 쓰지 않았습니다. 10월 26일 현재 허리베개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허리디스크가 있는 친구들에게도 추천하였지만 잠자는데 쓰기에는 불편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허리가 아파서 잠을 못잘정도의 통증에는 허리베개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의 회복에는 본인에게 맞는지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소개될 아이템들:

2) 모션데스크

3) 찜질기

4) 탁상쓰레기통

5) 집게

6) 고양이 모래삽

7) 백년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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