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꼬마
아침 사무실 창가에서 나는 우리 회사 근처 어린이집에 다니는 꼬마와 엄마를 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엄마는 우산도 잘 챙겨 쓰지 않고 불편한 다리로 천천히 유모차를 민다.
유모차에 탄 꼬마는 찡그린 적 없이 가벼운 미소 머금은 표정으로 차분하게 앉아 있다.
그 모습을 보고 꼬마에게 혼잣말을 했었다. "오늘도 어린이집 잘 다녀오렴."
현재 코로나 19로 어린이집 개학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임에도
아이 엄마는 사정이 있는지 마스크를 쓰고 항상 등 하원을 시키고 있는 것 같다.
며칠 전 그 꼬마의 등원 모습을 보고 괜히 가슴 뭉클했다.
한없이 어리게만 보였고, 항상 유모차에 탄 모습만 보고 키가 작으려나 생각했던 꼬마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가 힘들게 밀고 다니는 유모차를 타고 등원했던 아이인데..
이제는 꼬마가 킥보드를 타고 야무지게 등원을 하는 게 아닌가!
혼자 등원하기엔 아직 어린데라는 생각에 그 꼬마를 바라보고 있는데
다리가 불편해 느리게 걷는 엄마가 뒤에 따라오고 있었다.
골목 사거리가 가까워지자 앞서가던 그 꼬마가 킥보드를 세우고 뒤를 돌아보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가 오자 앞뒤 옆을 살피며 천천히 또 조심히 사거리를 건너면서 엄마를 리드하는 꼬마의 모습을 봤다.
꼬마의 모습을 보고 놀라워 그 모습이 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쳐다보았다.
그리고 꼬마에게 마음속으로 말을 건넸다.
꼬마야, 건강하게 바르게 자라고 있구나.
엄마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리게 걸을 뿐이야.
엄마와 천천히 걷다 보면 빨리 걷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소중한 것들을 더 많이 볼 거야.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하지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란다.
엄마를 위해 발맞춰주는 너의 모습이 참 대견하고 예쁘구나.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자라고 있는 꼬마야.
더 건강하게 잘 자라렴.
동네 아줌마가 참 주책맞게 너의 모습을 보고 뭉클했단다.
다리가 불편하신 나의 작은 고모와 사촌 동생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찡했던 걸까..
퇴근길 치즈군에게 이 모습을 보고 느낀 내 마음을 이야기해 줬다.
"그 꼬마가 남일 같지 않게 보여서 더 그랬나 봐. 내 사촌 동생처럼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
덕분에 안구건조증 심한 눈도 아침 내내 촉촉했던 것 같아."
앞으로 꼬마와 엄마가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특히 꼬마에게 좋은 일이 남들보다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