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맞추기 게임!

하루에 한 번 언제 시작될지 모르니 긴장할 것!

by 보라보라


가끔 치즈군에게 깜박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려주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맞다. 자기야, 아까 통화했어. 걔들 별일 없대."

치즈군 "뜬금없이 누구? 말하는 거야?"

"아.. 아까 친구네 부부 연락한 거 이야기했잖아. 걔네 이야기지."

"아, 걔네~ 별일 없어 다행이네. 근데 자기야, 대화를 할 때는 주어를 빼먹지 말고 이야기해. 그래야 알아듣지!"


치즈군과 일상 대화 속 이럴 때가 종종 있다.

난 몰랐다. 내가 대화할 때 주어를 빠트린다는 사실을..

내가 왜 그럴까.. 고민하면서 가족들의 대화를 듣다 보니 원인을 찾았다.




아빠 "야, 그때 그거 뭐냐? 어디서 샀다고 했지?"

나 "아빠! 뭐? 어떤 거?"

"아니, 그때 생일 파티 때 2차로 먹은 그 안주 있잖아. 너네가 사 온 거."

"아~ 살라미 말하는 거야?"

"응! 이름이 살라미야? 그거 어디서 샀다고? 아빠 친구가 집에 온다는데 그거 해주려고."



아빠 기분 좋게 웃으며 "야, 그놈이 긴히 할 이야기가 있으니 집으로 오래. 뭔 이야기일까? ㅎㅎ"

나 " 누구?? 그놈이 누구야? 아빠 어디 가게?"

"그놈, 막둥이가 자기 집으로 내려오래. 이번 주말에."

"아빠 뜬금없이 그놈이라고 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 근데 걔가 왜?"

"몰라. 이번 주말에 내려오라는데? 긴히 할 이야기 있다고."

"주말에 심심하니깐 내려오라는 거지. 별일 있겠어?"

"그래서 엄마랑 주말에 막둥이 집에 갈 거야."

"막둥이가 맛있는 거 사 주려나 보네~ 그래서 아빠가 기분 좋은 거구만."



아빠 "그 열 올려서 쓰는 거, 아빠 자주 쓰는 거 어디 놨냐?"

나 " 열 올려서 쓰는 거? 무엇에 쓰는 건데? 아빠가 자주 쓰는 게 한두 개야? "

"아니, 그.. 뭐더라. 아 왜 이름이 생각 안 나냐."

"어떻게 생긴 건데? 열을 올려서 쓴다.. 혹시 총 모양?"

"어어!! 그거 어디 놨냐?"

"글루건? 아빠 컴퓨터 책상 서랍에 있잖아~"

"아. 맞다. 글루건. 찾았다!"




생각해 보니 아빠와 대화하다 보면 하루에 한 번은 이런 식 대화를 한다.

아빠에게 왜 주어를 말하지 않냐고 내가 어떻게 아냐고 차분히 이야기하시라고 내가 면박을 줬는데..


우리 연애 시절에도 치즈군이 내게 종종 "주어를 빠뜨리지 말고 말해줘."라고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단순하게 대답했다.

"내가 급하게 이야기해서 그래."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와서 그래." "나도 주어가 생각이 안 났어!"


이제야 아빠와의 스무고개식 대화를 발견해보니

내가 왜 주어를 자꾸 빠트리는지 알게 되었다.

'참. 별걸 다 닮는다. ' ^^;;;


%EC%A0%9C%EB%AA%A9_-1.png?type=w1 닮아가는 부녀 사이 ^^



하지만, 생각해보면 아빠와의 이런 대화가 나쁘지만은 않다.

이제는 아빠가 이런 대화를 시작하면 난 이제 화내지 말아야지!


아빠가 또 문제를 내시는군!

오늘의 정답은 뭘까?

오늘은 뭐가 급해서 그 주어를 빠트린 걸까?

하고 생각하니 혼자 피식 웃게 된다. ^^


오늘은 내가 먼저 주어 맞추기 게임을 시작해야지!!



SE-d2b6805a-7284-4d28-83a4-772ec1aed7e8.jpg?type=w1 © jontyson, 출처 Unsplash



"아빠! 어제 산 그거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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