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 집에 방문한 지인이 다른 일정이 있어 자리에서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그때 조카들이 하원해서 집에 들러 지인과 조카들이 마주쳤다.
지인은 조카를 처음 봤고 반가운 마음에 용돈을 건넸다.
"네가 범이구나. 이거 동생이랑 반씩 나눠가져. 아줌마가 이거 한 장 밖에 없다. ”
그러자 범이가 감사합니다. 인사와 동시에 만 원짜리 지폐를 정확하게 반으로 잘랐다.
그리고 아무렇게 않게 옆에 있던 연이에게 주는 게 아닌가.
다른 약속이 있어 자리를 떠나려던 지인 또한 한참 웃다 그 자리를 떠났다.
우리 모두 그 순간 놀랐다.
만 원을 나눠 갖는 것은 돈을 반으로 찢으면 된다는 생각.
돈의 의미를 아직 모르는 조카답다.
돈을 나눠 가지라고 했다고 과자처럼 절반 나눈 범이가 착하다고 해야 할까.
정말 돈을 싹둑 자르면 그만큼 가치를 나누게 되는 거라면 어떻게 될까.
조카 때문에 한참 웃었지만 짧은 순간 엉뚱한 상상도 해 봤다.
범이에게 말해줬다.
“범아. 돈은 이렇게 절반으로 뚝 자르면 안 되는 거야. 만 원을 나눌 수 있는 다른 돈이 있거든, 그 돈으로 나눠 갖는 거야. 다음부터는 돈을 자르거나 찢으면 경찰 아저씨한테 잡혀가. 이 돈은 이모가 다시 붙여서 이모가 반반 나눠줄게.”
범이는 아직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지만, 오천 원짜리 두 장을 꺼내서 이건 만 원짜리 한 장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하며 범이와 연이에게 한 장씩 나눠줬다.
이제 여섯 살이 된 범이는 만원 오천 원이라는 말은 알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른다.
내가 여섯 살에는.. 돈의 의미는 몰라도 그냥 어른이 주시니 받았던 것 같다.
내가 돈의 의미를 안 후 동생들이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돈을 찢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느 날 동전 백 원으로 슈퍼에서 보름달 빵을 사 먹었을 때 동전의 의미가 그냥 동그란 은색 단추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때 알게 된 백원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백 원을 졸린 와중에도 손에 꽉 쥐고 자면서 손에 땀이 차서 다른 손으로 옮겨 쥐면서 낮잠을 잤던 그 순수했던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우리 조카도 이제는 화폐들의 의미를 몸소 느끼게 하려면 가게에서 계산하고 그 값어치가 얼마 정도 되는지 알아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녀석이 돈의 의미를 알게 되면 어떤 변화가 올지.
그 돈으로 범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살 수 있는지, 아니면 범이가 좋아하는 젤리를 살 수 있는지 이게 제일 궁금하지 않을까.
녀석이 돈을 배워가는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