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펍의 퇴장은 단순한 장소의 사라짐은 아닌것 같다. 이는 우리의 삶 속에서 중요한 낭만 공간이 점차 퇴색해 가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만 봐도 작은문방구,만화책방,대중목욕탕 등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 같은데 말이다. 어렸을때는 많이 가고 많이 보였던 것 같은데, 이제 이 전통적인 공간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배경에는 경제적, 사회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많은 영국의 펍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영국의 펍만 그럴까? 이 같은 현상은 영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것이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많은곳들이 유사한 상황을 맞았고 실내 영업 제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큰 타격을 입혔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경제적 압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 결과 많은 이들이 문을 닫아야 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에너지 비용 증가가 더해지면서 운영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고하니 아마 점차 사라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펍들이 속출했고, 이로 인해 영국의 중요한 문화 공간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이유 외에도 사회적 변화 역시 쇠퇴를 부채질하고 있다. 예전에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펍에서 모여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적이었겠지만, 지금 세대는 카페나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조금은 더 강한것 같다.모든 젊은 세대가 그런것은 아니지만,특히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굳이 밖에 나가 모임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것 같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소비 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것을 다른 측면에서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제 온라인으로 더 많이 소통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계를 유지한다.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보다 손쉽게 디지털 기기를 통해 소통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펍과 같은 물리적 만남의 공간은 그 중요성을 잃어가고 있다.
펍의 사라짐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만 볼 순 없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로 보이기도 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지역 사회 속에서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고, 점점 더 개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펍이라는 공간은 이웃 간의 연결을 강화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 역할을 디지털 공간에서 찾고 있다.
결국, 영국 펍의 퇴장은 우리 사회의 소통 방식, 관계 맺기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인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문화적 상실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지역 사회 속에서의 낭만적이고 따뜻한 만남을 추구하지 않고,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디지털 소통을 더 선호하게 되었고,이 과정에서 우리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중요한 소통 공간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는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영국펍이 없어진게 무슨 대수냐만은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소중한 공간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소통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