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3화] 선착장 길의 노을

모든 걸 용서하게 만드는 빛

by charming


봉사팀이 들어왔다. 예비부부라고 한다.

“부럽다”를 나지막히 내뱉으며,

애써 “괜찮아, 즐겁잖아” 하고 나를 다독인다.


소록도라는 곳은 쉽게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나에게는 꽃 친정이고,

신난 강아지가 꼬리 흔들며 이집 저집 다니듯

설레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편견이 남아 있는 장소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선뜻 말하기도 어렵고,

강요한다고 의미 있는 방문이 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커플이 나란히 섬에 온다는 건,

마음의 결이 이미 닮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부러웠던 것 같다.


소록도에는 여러 길이 있다.

그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선착장 길이다.

노을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바다 위로 번져가는 주황빛과 분홍빛,

섬을 감싸는 부드러운 바람이

하루의 끝을 천천히 감싼다.


그 노을을 보고 있으면,

모든 걸 용서할 수 있을 정도의 풍족함이 생긴다.

낯선 하루, 무거운 마음,

심지어 ‘부럽다’는 마음마저도.


소록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온다.

해외에서, 봉사시간 채우려고,

손에 이끌려, 아니면 나처럼 오고 싶어서.

가끔은 예비부부가 오기도 한다.


아마 이때 생겼나 보다.

이상형.

소록도 같이 가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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