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은 언제부터 구경이 되었을까
주말 아침,
어르신들과 천천히 병원 입구를 지나
중앙공원 쪽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 길은 평일엔 한산하고 조용했지만,
주말만 되면 달라졌다.
대형 고속버스가 몰려왔다.
병원 주차장에, 소록도 입구에
빽빽하게 주차된 차량들.
그건 누가 봐도 단체 관광이었다.
그날도 그랬다.
어르신들과 함께 조용히 걷고 있었는데,
멀리서부터 느껴졌다.
시선.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오는, 너무도 생생한 시선.
눈으로만 따라오는 게 아니었다.
고개 전체가 움직였다.
마치 동물원의 유리창 너머를 보듯
걸음마다 방향을 따라가며
그들은 고개를 돌렸다.
뭐가 그리 궁금했을까.
그 시선의 정체는 ‘관심’도 ‘연민’도 아니었다.
그건 명백히 구경이었다.
휠체어 속도를 올려도 소용없었다.
가려지지 않는 몸, 가려지지 않는 ‘존재’.
그날은 나조차
시선에 찔리는 기분이었다.
한 번은 너무 대놓고 쳐다보길래
나도 똑같이 빤히 응시해봤다.
그러자 고개를 바로 휙 돌리더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눈치라도 챘던 걸까.
하지만 그건 이미 지나간 후였다.
상처는 이미 남겨졌고,
그 이후로 우리는
주말에 산책을 나가지 않기로 했다.
이제 산책은
차량이 들어오기 전, 오전 9시 전에 끝낸다.
아니면 늦은 오후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는 시간에
아무 이유 없이 그 시간을 제한받는다는 게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알게 되었다.
세상의 일부는,
조용히 있는 존재마저도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걸.
우리가 산책을 멈춘 건, 다리가 아파서가 아니라
시선이 사람을 ‘구경거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우리가 피한 건 거리도, 햇볕도 아니었다.
사람인 척 다가온 비인간적인 눈빛이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 시선을 한 번도 보낸 적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당신의 시선은
누군가의 걸음을 멈추게 한 적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