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눈빛의 폭력을 보았다
외래병동 간병인 모집이 시작되었다.
신입 봉사자들만 남은 상황에서,
이전에 맡아 익숙했던 외래 간병에
나는 자연스레 손을 들었다.
그러던 중,
어르신이 광주로 입원 치료를 가시게 되었다.
소록도 병원차를 타고 육지를 향하는
머나먼 여정.
나는 간병인으로서의 책임과 일정이
먼저 떠올랐지만,
정작 어르신은
몸보다 ‘세상의 시선’을 더 걱정하고 계셨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오래 숨겨온 고통이라는 걸.
예쁘다고만 생각했던 그분의 ‘꼬막손’이
사실은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상처였고,
등 위에 수포가 오롯이 드러나는 그 순간조차
그분에겐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이미 ‘눈빛’은 먼저 알아채고 있었다.
병원 대기실에서 나를 향한 수많은 시선들.
“저 사람은 누구지?”
“미감아인가?”
“무슨 관계인가?”
직접 묻지 않지만,
눈빛 속에는 모든 질문이 들어 있었다.
그 시선들이 내게도 따갑게 꽂혔다.
그렇다면 그 눈 아래서 평생을 살아온
그분의 마음은, 대체 얼마나 다쳐 있었을까.
그날은 간병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세상의 편견을 정면으로 목격한 날이었다.
그리고, 마음속 깊이 다짐했다.
나는 앞으로 이분들의 손을
조금 더 단단히 잡아드릴 거라고.
세상은 아직
이 손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는 걸
참 따갑고 차가웠던 그 날의 기억
나는 이곳에서 누군가를 돌보는 법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