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마흔이 되었다
모친의 임종을 눈앞에서 보면서 그때
다짐한 게 있다. 딱 마흔까지만 살자
빌려 쓰는 삶은 딱 마흔까지만.
그렇게 30년이 흐르고 나는 여전히
도로에 뛰어드는 내가 보이고
산에서 뛰어내리는 내가 보인다
바다 물 길에 걸어가는 내가 보이고
내가 잿처럼 사라지면 그 자리엔
늘 하얀 새가 한 마리가 날아다닌다
그 새를 보고 있으면 꽉 조여 맸던 벨트가
딱 풀어지면 숨통이 다 트이는 기분
그 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푸드덕거리는 날갯짓 소리가 참 가볍다 부럽게
내 인생의 늘 새해 소원은
딱 40까지만 살게 해 주세요
미련이 될 만한 것들은 애초에 틈을 넣어두지 않으려고 했고 그래서 내 삶엔 사람도 연애도 없었다
혹시나 더 살고 싶어질까 봐
사는데 욕심이 날까 봐
늘 40대 이후로는 삶의 계획이 없었던 사람었고
늘 나의 사후처리를 위해 금전을 모아뒀던 사람
그 통장의 이름은 자유였다
나는 여전히 사는 게 지겹고 여전히 버겁고
여전히 따분하고 여전히 잠식을 꿈꾼다
내 안에 우울감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고 사람은 누구나 괜찮은 공간이
있고 괜찮지 않은 공간이 있으니까
그 괜찮지 않은 공간의 부피가 윤곽을 뛴 계절
그렇게 나는 가장 준비했던 시간을 마주했다
사랑.
가장 피했던, 가장 피하고 싶었던
가장 큰 욕심이라 생각했던 사랑이. 사랑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