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고 싶지 않다

어쩌면 살고 싶었던 사람의 독백

by charming


내가 선택하지 않은 세상 속의 일들에 대해 인정하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내가 선택하는 세상 속의 이야기들이 많아지게 된다면 좀 더 살아낼 수 있는 에너지가 발현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 말이 삼 년 전

그리고 삼 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세계를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에서

내가 선택한 세계를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 쪽으로 이동해가고 있다


예전엔 “어쩔 수 없었지”가 많았고

지금은 “이건 내가 고른 거야”가 늘었고

그래서 예전보다

덜 억울하고

덜 소모되고

대신 더 피곤해졌지만 이상하게 덜 허무하다


선택이 늘었다는 건

행복이 늘었다기보다

도망치지 않을 이유가 생겼다는 거 같고


살아낼 에너지는

갑자기 솟구친 게 아니라

조용히, 지속적으로

“그래도 이건 내가 정한 방향이야”라는 위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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