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안에서 삼킨 것들

코로나 최전방, 우리는 누구를 지키고 있었을까

by charming


코로나가 발생했고, 안전지침이 나라에서 내려왔고, 방호복을 입으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단순히 방호복이면 얼마나 좋을까,

여름날의 방호복은 더운 게 차라리 나을 정도로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로 옷 안에는 습기가 가득하다, 오후가 되면 몸에 달라붙는데

약간의 과장을 더해 내가 바닷속인가 싶을 정도

거기에 귀까지 다 가리고 마스크를 쓰고

고글까지 써야 하니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건지

한 번씩 자각을 해서 숨을 쉬어야 하기도 했다.


환복을 하고 나면

땀이 바닥으로 축축 떨어지는데 약간의 과장을

더해 땀으로 바닥을 청소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 벗고 나면 퇴근길에 또 코를 찌른다

코가 매번 퉁퉁부어서 나중엔 코 입구에서

통증이 느껴져도 찔러야 한다

그게 숙명이고 역할이고 지킴이들이니깐

가끔은 코가 너무 부어서 동료가 찔러주기도 한다


출퇴근길 매일 코를 찌르고 3일 간격으로 PCR

코가 안 부을 수가 없다


사람들을 살리고 있었지만

그 현장에 메인으로 있는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을 나는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확진자가 늘고 격리가 장기화가 되고

사망률이 높은 그 위험공간에 자녀가 있다는 것

누군가를 살리는 동안에 한편에선

나는 불효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 아침 단톡에는 격리자와 확진자가 서로

교대를 했다. 격리자가 들어오면 확진자가 돼서

나오고 출근자는 코를 찌르고 사진을 찍어

결과를 전송하고 방호복을 입는다

며칠, 몇 달, 몇 년, 어느 날엔 옷을 벗다가 동료랑 같이

엉엉 울었던 적도 있고

우리도 사람이니 결국 무너지는 시기가 온 것이다.


당연히 전염병을 걸린다는 걸 알고도

현장에 있었던 거고, 걸린다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개의치 않았다

사람을 살리는 게 먼저였으니깐


어느 정도 소강이 되었을 때

결국 확진자 이름에 내 이름을 올렸다


열이 39도

귀도 안 들리고 미각도 못 느끼고

목은 부어서 물조차 삼키지를 못했다

코 앞에 향수를 뿌려도 감각을 못 찾았다

그렇게 딱 일주일 쉬고 다시 방호복을 입었다


사람을 살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걸 알고도 현장에 있었던 건

전문 가니깐, 내가 해야 되는 일이니깐

그래서 지금도 나는 최전방이었다는 것에 대해

후회는 단연코 없다

내가 가장 잘 쓰이는 곳에 있었으니깐

그러나

일하는 나에게 보내는 찬사지만

일하지 않는 나에겐

평생 사죄해야 하는 그런 시기였다.



나의 퇴사는

나를 살리려는 시도였다

내가 살아야만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괜찮지 않다는 걸 인정할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