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괜찮지 않음을 내뱉었던 퇴사 후 49일
사람을 사랑하지만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가끔은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그런 일들을 오랫동안 해 왔다
사람이 태어나 처음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사람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길목
그 자리에 모두 서 있던 나는 결국엔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던 사람이었다.
나는 늘 그들에게 공항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매번
마중을 나가고 배웅을 나갔다.
그렇게 매 순간을 살았던 나는 문득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나를 만나게 되었다.
사람이 좋지만 사람에게 많은 에너지를 빼앗겨
쉬는 날엔 수액을 맞고 쉬는 날에도 업무를 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니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살리는 내가
정작 나라는 사람을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뭐에 힘들어하는지
내가 무엇에 힘을 받고 웃을 수 있는지
그 어느 하나도 나는 내 입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어느 여행장소에서 돌담을 보았다.
누군가는 간절히 마음을 담았을 테니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돌을 올려보았다
마음을 풀어내보고
때로는 마음을 내려놓기도 했다.
결과를 바란 적 없으니깐 마음의 안부를 전했다
나는 그 돌담에게
많은 감정들을 삼키지 않고 내뱉었다
그날 나는 그 돌담에게 마음을 삼키는 것보다
내뱉어 나를 마주하는 순간을 만들어주었다.
그 날 본 하늘은 참 예쁘고 아팠다
그리고 나는 괜찮지 않은 나와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