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언 Apr 04. 2019

시작이 어렵지

프롤로그만 몇 편째 쓰는 이가 전하는 진심

시작이 반이다.

맞다. 시작이 가장 어렵다. 

안다, 나도.


나는 글을 읽고 다듬고 정리하며 때때로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예전에 어떤 프로그램에서 박범신 작가가 통장에 돈이 들어와야 글이 써진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아, 글을 업으로 사는 사람은 유명한 작가든 아니든 비슷하군.'하고 위로를 받았었다. 

그것이 나쁘다거나 불만을 가진 적은 없다. 나도 그러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 않은, 그러니까 돈을 받지 않는 나의 글을 꾸준히 쓰면 참 좋겠는데,

그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떤 글이 독자들에게 좋고 싫게 느껴질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혹은 잘 관리되지 않은 두서없이 정리된 글을 보고 지적할 수 있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글 혹은 주제가 두루뭉술한 브런치를 시작하기 겁이 난다. 

그래서 저장된 프롤로그만 몇 편인지 모른다. 시작만 하고 선보이지도 꾸준히 쓰지도 못했다는 말이다.


어제 여행 작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세 번째 책을 출간한 지인을 만났다. 그녀를 만난 지 십여 년이 지났고 만날 때마다 요즘은 어떤 글을 쓰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작업실을 만들고 꾸준히 글을 쓰는 그녀는 세 번째 책을 냈지만 나는... 

그녀는 어제도 말했다. 

일단 써, 세상에 같은 삶은 없고 같은 글도 없어. 그러니까 일단 시작해.


그래서 제대로 된 글감을 정하지도 않고 맥락이 흐트러질지도 모르는 브런치를 일단 시작한다.

이게 어떻게 묶여 어떤 글들이 써질 런지 아직은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쓰려고 모아두었던 나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놓아야겠다. 매주 연재를 목표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