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한 지 만 2년이 되었다. 지난 2년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도전'이었다. 사업에 대한 도전, 사람에 대한 도전, 과거의 나에 대한 지금의 나의 도전이었다. 도전은 실패의 고통을 낳았다. 하지만 그 고통이 나를 죽이지는 못했다. 일본 경영 구루 간다 마사노리는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끓어오르는 악의 마음이 필요하다.' 실패할수록 나의 갈망과 의지는 강해졌다. 이제 실패가 두렵지 않다.
고흐는 만 37세의 나이로 죽었다. 그는 살아생전 1,000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살아생전에 판매된 그림은 단 1점뿐이다. 화가의 그리기를 막을 수 없듯이 창업가의 도전도 막을 수 없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성공과 실패 사이에 서 있을 것이다. 그 공간을 나는 '성장'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회사들의 투자유치 소식이 들려왔다. 기업가치가 수백억이라는 소식이다. 나는 아직 투자를 받지 못했다. 어쩔 땐 부럽기도 했다. 이제 투자사의 거절 아닌 거절을 수없이 받다 보니 내성이 생겼다. 여유가 없을 땐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행복회로 덕분에 견뎌낸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2년을 견뎌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돈을 벌어서 월급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잘하면 런웨이가 무한대가 될 수 있다. 조급함이 사라졌다. 사업의 본질은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이제야 사업의 본질에 다가간 느낌이다.
나는 창업 후 10개월 만에 공동창업자와 헤어졌다. 10년의 우정은 10개월 만에 끝났다. 헤어짐이 결정된 날 나는 그간의 서운한 감정을 토해냈다. 미움, 원망, 걱정이 섞여있었다. 송별회를 해주었다. 원망을 고마움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마음을 닫지 않았다. 마음은 유한하지 않다. 마음은 무한히 줄 수 있다. 그리고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고 생각했다.
2주년 회식에서 팀원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앞으로 우리는 누구를 뽑지 말아야 할까요?" 팀원들은 말했다. "회사 일만 하고 공부하지 않는 사람", "복지만 바라는 사람", "내 업무가 아니라고 회사일에 신경 안 쓰는 사람"이라고 했다. 내 마음속에 있는 대답이었다. 팀은 가족처럼 가까워졌다. 그래서 바위처럼 단단해졌다.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자주 말씀하셨다. "사람의 마음을 사려면 돈과 마음을 다 주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했다. 내가 상처받더라도 마음은 계속 줄 수 있다.
우리 제품은 세상에 나온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이제 조금씩 스스로를 팔고 있다. 고객을 불러들이고 사용하게 하며 돈을 벌고 있다. 나는 회사를 만들었고 회사는 제품을 만들었다. 제품은 나의 자식과 같다. 자식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나는 몇 가지 일을 한다. 자식이 여기 있다고 알린다. 불친절함을 친절하게 포장한다. 실수하면 대신 사과한다. 아무거나 먹지 않도록 걸러준다. 머지 안아 자식이 성공해서 출가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뿌듯하면서도 아쉬운 그런 감정이다. 나는 자식의 성공을 바란다. 나는 자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아내와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이 일기장에 자주 쓰인다. 창업초기 어떤 투자사분께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족을 버릴 수 있느냐? 아들과 딸중 누구를 버릴 수 있느냐?' 말도 안되는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믿어주는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의 약속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가족의 현재를 희생하고 싶지 않다. 현재는 현재대로 미래는 미래대로 가족은 행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