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하는 일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변수가 생긴다. 영업을 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고객의 요구에 당황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아무리 독촉해도 기다려 달라고만 하고 구매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고객들을 그냥 상대하는 것은 전쟁에서 그저 상대방의 고지를 향해 전술도 없이 돌격하는 것과 같다. 사람을 만나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행위는 심리학을 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전략을 활용해 영업의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1. 배드 캅 굿 캅(Bad Cop Good Cop) 전략
배드 캅 굿 캅 전략은 본래 심문에 사용하는 심리기술이다. 좋은 경찰과 나쁜 경찰이 번갈아 질문하면서 대상자로 하여금 좋은 경찰에게 정보를 말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고객을 심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매번 둘이갈 수도 없지 않은가?
고객은 대부분 영업 담당자에게 가격 할인과 무리한 요구사항을 이야기 한다. 이 경우 영업의 입장에서 계약을 하기 위해 무턱대고 수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대부분 손해를 본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그자리에서 가능하다고 약속하지 말고 회사 내부에 다른 누군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하자. 그리고 이제부터 나는 굿캅이고 그 누군가는 배드캅이다.
두가지 사례를 통해 쉽게 알아보자.
사례 1)
고객 : 말씀하신 제품 가격을 30%만 할인해 주세요.
굿캅(영업 담당자) : 네 30% 할인해 드리면 도입시키가 조금 빨라질 까요?
고객 : 네 물론이죠. 바로 계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굿캅(영업 담당자) : 최대한 할인할 수 있도록 내부 ㅇㅇ(배드캅)와 논의해 보겠습니다.
-------- 논의 중 --------
굿캅(영업 담당자) : 30% 최대한 할인해드리려고 했으나 내부 ㅇㅇ께서 현재 견적 자체가 매우 큰폭으로 할인되어 최대 10%할인해 드릴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꼭 해드리고 싶어서 내부의 ㅇㅇ님께 강력히 어필했고 그래서 15%까지 할인할 수 있다고 확답을 받았습니다.
사례 2)
고객 : 계약을 위해 ㅇㅇ건에 대한 추가 요구사항 해주세요.
굿캅(영업 담당자) : 네 해당 요구사항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내부 개발팀과 논의해 보겠습니다.
-------- 논의 중 --------
굿캅(영업 담당자) : 내부 논의를 했는데 해당 개발 요건이 개발은 가능하다고 합니다.
고객 : 그럼 개발 부탁 드려요.
굿캅(영업 담당자) : 그러나 내부 CTO가(배드캅) 타사 요구사항으로 인해 당장 진행이 어렵다고 합니다. 바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 계약이 필요합니다. 추가 비용을 계약에 포함해주시면 제가 내부에 강력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고객 : 비용에 대해 견적 부탁드려요.
고객이 무리한 요구사항을 이야기 하더라도 고객을 만나는 나는 굿캅이어야 한다. 고객에게 해주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만약 못하더라도 그게 나의 의지가 아님을 이야기하면서 고객에게 내가 굿캅임을 각인시켜야 한다. 비록 고객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고객은 영업 담당자인 당신에게 다른 대안을 찾아서 이야기 할 것이다.
고객은 굿캅이 만나자.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대부분 대표이사가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가 영업을 한다는 것은 만남과 즉시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은 이 경우 계약이 될 것처럼 하면서 가격을 깍어나 요구사항을 더 들어달라고 할 것이다. "당신이 대표인데 왜 바로 결정하지 못하는가?"라고 물어보면서 압박할 수도 있다.
대표가 직접 고객을 직접 만나더라도 가격협상이나 중요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동급의 배드 캅이 존재하며 당장 결정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 필요하면 회사 내부의 누군가를 자신과 동등한 위치로 격상시켜서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고객이 회사의 사정을 다 알수는 없다. 내부에 개발팀장, 영업대표, 투자자 등 고객이 직접 만날 수 없는 누군가를 정하고 그사람을 배드캅으로 만들자.
2. Fomo(Fear of missing out) 전략
Fomo 증후군은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2000년 마케팅 전략가 댄 허먼(Dan Herman)이 제품의 공급량을 일부러 줄여 소비자들을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으로 사용했던 방법이다. 오늘날의 '매진 임박' '한정 수량' 등의 전략이다.
영업에서 고객은 항상 우위에 있다. 고객은 우리 말고도 다른 경쟁 제품들을 비교하고 고른다고 말할 것이다. 이 경우 Fomo 증후군을 영업 담당자가 느낀다. 그러면 경쟁사 제품만큼 가격을 할인해 준다거나 무리한 요구사항을 들어준다고 무턱대고 말하게 된다. 이 경우 계약이 진행되더라도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고객에게 Fomo증후군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정보를 많이 알아야 한다. 몇번의 미팅으로 고객의 정보가 축척한 후에 잘 정리한다. 고객의 상황을 SWOT으로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객의 강점(Strenght),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정리하고 이 정보를 통해 Fomo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다음은 예시 고객의 SWOT 분석이다.
고객사의 SWOT 분석 예시
위와 같이 간단한 분석만을 통해 아래와 같은 Fomo 전략을 만들어 볼 수 있다.
① 위협요소 활용 : 경쟁사 레퍼런스의 활용
"지금 고객님의 경쟁사인 ㅇㅇ사에서 저희 제품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성공 사례로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그렇다면 고객은 미팅에서 약간 불쾌감을 드러내지만 검토할 때 해당 내용을 유념하게 된다.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경쟁사에게 뒤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이다.
② 기회요소 활용 : 새로운 기능의 제안
경쟁사와 가격이 비슷할 경우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 경쟁사 제품을 구매하면 같은 가격에 ㅇㅇ은 가질 수 없다. ㅇㅇ 기능은 지금 새롭게 만드신 물류허브에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럼 고객은 해당 기능이 없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당장은 필요 없을 수 있지만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기능 때문에 우리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SWOT분석 없이 가장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Fomo전략은 타임 프로모션이다. 고객에게 가격 할인을 제안할때 기간을 한정해서 할인해준다고 말하자. 예를 들면 같은 10% 할인이라도 견적에 '5월 계약 고객 할인'이라는 문구와 그냥 '프로모션 10% 할인' 문구는 고객 입장에서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한시라도 빨리 계약하기 위해 할인이 가능한 Due Date를 정해야 한다.
3. 탑다운(Top-Down) 전략
Pre-Sales 기간이 길어질수록 영업 담당자는 애가 탄다. 그리고 그 고객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빨리 클로징(계약 or 드롭)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데 고객은 그렇지 않다. 항상 신중하고 느리다. 영업의 기술 ②편에서 다뤘던 내용처럼 대부분의 미팅을 실무자와 진행한다. 그런데 실무자들은 간혹 영업 담당자를 애태우기 위해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
실무자가 이런 식으로 영업 담당자를 애태우게 하는 이유는 영업 담당자에게 자신의 위치가 우위에 있음을 인식시키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보통 이 경우 실무자와 잘 논의해서 처리해야 하나 일정기간이 지난 뒤에도 진척사항이 없을 경우 탑다운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탑다운 전략은 간단하다. 지금 논의하고 있는 실무자의 바로 상급자에게 연락하면 된다. "현재 ㅇㅇ건의 계약이 빨리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이런 요소로 딜레이 되고 있는데 이는 잘 해결해 드릴 테니 진행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이야기하면, 해당 상급자는 심리적으로 실무자에게 빨리 결정하도록 압박한다. 대신 실무자에게는 해당 내용을 잘 설명해야 한다. 간혹 이 경우 실무자와의 관계가 틀어져 계약을 하더라도 일을 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위 세가지 전략은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영업 전략이다. 하지만 전략이 무조건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영업에서의 전략은 보너스 카드 정도로 인식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고객과의 신뢰와 믿음이 없이는 계약이 불가능하다. 전략에 대해 맹신하면 안 되며 필요에 따라 알맞게 적용해야 한다.